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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와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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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6  09: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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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삶은 그다지 풍족하지 않았다. 농촌에서의 어린시절을 돌이켜 보면 산과 들판이 놀이터였고, 밭에서 자란 고구마나 옥수수, 과수원의 복숭아, 배, 사과 같은 과실이 유일한 간식이었다. 지금처럼 다양한 먹거리는 없었지만, 그 시절은 참 평화롭고 건강 가득한 삶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배 주산지인 나주가 고향인 덕분에 필자는 다른 이들보다 배를 더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당연히 배에 담긴 추억과 향수도 많은 편이다. 설탕 한 봉지가 큰 선물이었던 시절, 달콤한 과즙과 부드럽고 아삭한 맛을 가진 배는 거친 껍질째 먹어도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배고프던 시절이기에 더 맛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으나, 예나 지금이나 배가 고급스러운 과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배는 키우는 과정에서 손도 많이 가고, 다 자란 과실을 소비자 손에 전달하기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실 껍질에 생긴 작은 상처 하나로 표면이 검게 변하니 더 조심스럽다.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는 점, 과실이 가진 풍미와 달콤함, 순백의 과육이 보여주는 정갈함은우리 민족의 정서와 묘하게 맞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이유로 배는 우리나라에서 고급 과실로 자리매김했고, 집안 대소사에 빠져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생활양식의 변화는 식습관의 변화를 가져왔고, 빨리빨리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사회 분위기는 패스트푸드와 같이 간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과실 소비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요즘에는 한입에 먹기 편한 딸기, 체리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삶을 대하는 자세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보다는 건강을 생각하고, 여유와 풍류를 찾는 소비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배는 예로부터 기관지와 폐를 건강하게 하는 과실로 알려져 있고, 배의 하얀 꽃은 시와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학의 소재로 애용되어 왔다.

이렇게 보면 배는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통해 행복을 찾고자 하는 현대 소비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음식 소재이다. 우리는 배를 먹기 위해 정성스럽게 껍질을 깎고, 적당한 크기로 쪼개어 함께 나누어 먹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찾아온 손님에 대한 주인의 배려를 느낄 수 있게 하며, 귀한 것을 나눔으로써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바람직한 식문화이다. 앞으로도 계승 발전시켜야 할 우리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배는 탄 음식 또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화수소류의 물질을 신속하게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능력이 있다. 쿼세틴, 알부틴, 말릭시닉산 등 항산화나 비만 억제, 폐암 염증세포 경감, 알코올 해독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물질도 들어있다.

또한, 지나치게 시거나 떫지 않고, 아토피를 유발하지 않는 과일이며,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육질의 식감을 지니고 있다. 품종도 다양해져 최근에는 농촌진흥청에서 깎지 않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황금배, 한아름, 조이스킨 등을 개발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과실이자,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잘 어울리는 배, 정성스럽게 생산한 배를 하루 한입씩 먹는 건강 습관을 들여 보자. 천천히 삶을 돌아보는 여유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날이나 명절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일상 속에서 배를 즐기면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한다.

강삼석 농촌진흥청 국립연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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