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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는 인재 육성의 첨병, 오히려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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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는 인재 육성의 첨병, 오히려 늘려야
  • 전민일보
  • 승인 2019.07.23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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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짐승을 잡을 때 포획용 함정을 설치하는 게 덫이다. 덫 중에는 철사 줄로 동그랗게 매듭을 지어 나무 등에 묶어 놓는 올가미가 있다.

일단 올가미에 목이나 발이 걸린 짐승들은 빠져 나오기 힘들다.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자신의 힘에 의해 더욱 조여지고, 조여질수록 고통이 심해진다. 이런 몸부림치는 악순환 속에서 철사가 살 속에 깊이 박힌 채 탈진하게 되고 결국은 죽고 만다.

자율형사립고인 전북의 상산고가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게 된 것은 전북교육청이 파놓은 덫에 걸려든 꼴이다.

상산고가 재지정 평가에서 받은 점수는 79.61점이다. 전북교육청이 설정한 커트라인 80점에서 불과 0.39점 모자란다. 이 0.39점 차이로 상산고의 운명이 갈렸지만, 아직 목숨은 부지하고 있고 교육부장관의 최종 판단만 남아있다.

문제는 다른 시·도 교육청들은 교육부 권고대로 탈락 기준 점수가 70점임에도 유독 전북교육청만 10점을 높여 평가했다.

여기에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 평가에 관련 항목을 넣은 것은 미리 함정을 파놓고 스스로 걸려들게 만든 작전에 불과하다.

교육부장관은 기준 점수 조정은 해당 교육감의 자율권이라고 했다. 교육감이 알아서 점수를 매기려면 교육부 기준 점수 70점은 뭐 하러 정했는지 묻고자 한다. 100점을 정하든, 90점을 정하든 교육감 재량으로 하게 놔두지 않고 말이다.

상산고 탈락은 누가 봐도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을 크게 벗어난다.

전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재단을 개인의 편향적인 아집으로 결정한 것은 월권을 넘어 수만 명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만행이다.

전주 상산고는 초엘리트 학교로서 전국적인 명문고로 성장했다.

올해 재수·삼수를 포함한 의대에 합격한 총학생 수는 약 210명으로 전국 1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 학생들도 동경하고 유학을 보내는 실정이다. 이런 경쟁력 있는 학교를 스스로 걷어차 버리겠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백가쟁명의(百家爭鳴)의 사회이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자본주의 사회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공존해 있다. 동시에 자본주의는 누구든 노력하면 능력에 따라서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돈있고 실력 있는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걸 서열화니, 위화감이니 하는 것은 민주주위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만약 이걸 부정한다면 왜,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거액을 들여서 외국 유명 대학에 유학보내고, 국내에서 공부 좀 하는 자사고에 가면 안 되는지 묻고 싶다.

군대에는 육해공군 등 여러 임무를 띤 다양한 부대가 있다. 이중에는 특수부대가 있는데, 특수부대는 혹독한 훈련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돼 있는 최정예부대다. 특수부대는 일단 유사시때 맨 먼저 적진에 깊숙이 침투하여 주요 군사시설 파괴, 요인 암살 등 특수 임무를 맡는다.

여기서 상산고를 비롯, 전국의 자사고는 교육의 특수부대에 속한다. 그런데 현 정부나 전교조 등 일부 단체는 우리의 교육정책을 놓고 볼 때, 특수부대를 해체하고 육해공군을 섞어서 전부 일반 보병으로 만들자는 논리다.

특수부대가 없는 군대는 사상누각이며 전쟁에서 백전백패한다.

따라서 상산고 같은 특수부대를 전국에 더 늘려서 인재육성의 첨병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래야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제할 수 있다.

천재 한명이 백만 명을 먹여 살린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한 나라를 먹여 살릴 미래 자원이며, 국력의 원천이다. 상산고를 비롯 전국 자사고를 보전·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탈락은 비단 전주 문제만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 문제로 확대될 사안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결정을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자사고 취소에 동의한다면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림은 물론 인재를 말살하는 행위이다.

신영규 전북문단 편집국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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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인 2019-07-23 09:40:59
아주 명쾌한 진단입니다. 상산고 반드시 구제됩니다. 사필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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