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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전주 호국 용사촌 쓸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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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전주 호국 용사촌 쓸쓸
  • 정석현 기자
  • 승인 2019.06.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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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이지만 위문의 발걸음이 뜸한지 오래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광과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사회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주 호국용사촌 어르신들의 말과 표정에는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서운함이 잔뜩 묻어났다.

전주호국용사촌은 지난 1970년 7월10일 전북무용촌이라는 명칭으로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에서 22명의 중상이자가 모여 처음으로 설립됐다.

이후 1981년 12월12일 덕진구 원동으로 집단 이주 뒤, 2019년 현재는 6명의 중상이자 및 미망인 등을 포함, 21가구가 거주 중이다.

이곳은 호국용사촌 탁경률 회장을 비롯, 국가를 위해 한 몸을 기꺼이 희생한 유공자 및 배우자, 미망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국가에 대한 희생으로 생긴 장애와 고령인 이들의 생활은 현재 소액의 보훈연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는 소일거리 삼아 한전에 전선을 납품하며 얻는 호당 26만원(2019년 현재)의 수입이 전부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과 온정은 갈수록 사라지며 점차 잊혀지고  있다.

과거처럼 지자체, 기업, 단체 등이 호국보훈의 달이나 명절마다 이들을 위문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일은 이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들은 “위로의 발길이 갈수록 줄고 있으며 한 번도 찾지 않는 해도 있다. 이제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과거 지자체나 군부대 차원의 상이용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70여년이라는 세월이 희생의 고마움을 희석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이용사들을 바라보는 일부 시민들의 왜곡된 시선도 이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 상이용사는 “보훈의 뜻으로 유공자들에게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버스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인 일도 있다”며  “대한민국이 경제 강대국 반열에 올랐지만 마음만은 더욱 메마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에 대한 배려 없는 행정에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상이용사는 “덕진구 원동에 위치한 호국용사촌의 경우 인근 비행장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특히 이 소음은 정신적인 질환을 갖고 있는 상이용사에게는 엄청난 공포와 고통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한 미망인은 현재 사라진 이곳에서 중앙시장까지의 버스노선 재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탁경률 회장은 “상이용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명예를 먹고 산다”며 “보람된 희생이었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강조했다.
정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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