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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좀 사다 주세요” 늘어나는 청소년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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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좀 사다 주세요” 늘어나는 청소년 흡연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5.29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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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사려는 청소년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신분증 도용 및 부모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로 전자담배 구입 등 기존에 알려진 수법을 넘어서 노인들에게 담배심부름을 시키는 일명 ‘담배셔틀’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28일 오후 10시께 전주시 덕진구 한 편의점 앞.
교복차림의 두 학생이 한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한참 얘기하다 노인의 언성이 높아지자 학생들은 행인들 사이로 사라졌다.


노인은 “아이들이 만원짜리를 주면서 담배 2갑을 사오라고 시켰다”며 “거스름돈 1000원을 심부름값이라고 하는데 기가 찼다”고 말했다.


전주시 덕진구 한 편의점 A점주는 “하루에 수십, 수백 명의 손님이 담배를 구입하러 오고 있는데 이들 모두 신분증을 확인하기도 힘들고, 최근에는 아이들의 부탁을 받은 노인들도 오고 있는 형편이다”고 하소연했다.


어른들에게는 경악스러운 일이지만, 비행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고등학교 2학년 B양은 “중학교 때부터 있던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성 노인보다는 여성 노인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남성 노인들은 화를 내며 훈계하는 반면, 여성 노인들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상식 밖의 일이지만, 법적으로 청소년들을 처벌할 방법은 없다.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한 업주나 구입을 대리한 성인은 처벌받지만, 미성년자를 처벌할 근거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B양은 “할아버지들은 성격에 따라 태도가 다르지만 할머니들은 별 이야기 안하고 잘 사다주는 경우가 많다”며 “할머니들은 돈 버니 좋고 우리는 담배 생기니 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담배 구하는 건 정말 쉽다”며 “처음엔 친구들을 따라 모르고 담배에 손을 댔다가 최근엔 끊으려고 금연클리닉에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29일 전주시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따르면 최근 3년새 청소년들의 클리닉 등록건수는 모두 867건이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6년 291명, 2017년 287명, 지난해 289명으로 290여명의 청소년이 찾고 있는 셈이다. 


올해도 현재까지 63명이 등록해 금연상담을 받고 있다.


보건소는 클리닉에 등록된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와 부모의 권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청소년 흡연율은 더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상담을 하러 오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담배를 구하기 쉽다는 답변이 있는 만큼 담배를 판매할 경우 번거롭더라도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며 “비행 청소년들의 수법이 진화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없다보니 매번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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