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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이처 박사의 생명 경외사상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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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9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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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고향인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님께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어머님은 “내가 커서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다시 어머님께 “아기는 어디로 낳느냐.”고 되물었다. 어머님은 잠시 난처해하시면서 “아이는 배꼽으로 난다.”고 답했다.

나는 이 같은 어머님의 말씀을 의심 없이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몇몇 아이들이 마을 한쪽에 모여 낄낄대며 여러 말들이 오갔다.

그 화두는 다름 아닌 “아이는 어디로 낳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얘들은 하나같이 “아이는 배꼽으로 난다.”는 말을 정석처럼 믿고 있었다. 아마 그 얘들도 우리 어머님 말씀처럼 “아이는 배꼽으로 난다.”는 말을 자기 어머님으로부터 들은 것으로 사료된다.

인간이 탄생하려면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결합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남녀 간 사랑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는 정상적으로 여자의 자궁을 통해서 나온다는 건 인류 시작 이후 지금껏 변함이 없다.

과거 어머님들이 아이는 자궁이 아닌 배꼽을 통해 나온다고 한 말은 여자의 주요 신체 부위의 치부를 감추기 위한 변명이다.

인간 생명은 신비하고 경이롭다. 그 신비한 생명 탄생 과정을 알게 되면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수태 순간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 엄마 뱃속에서 열 달간 일어나는 ‘생명의 신비’ 과정과 출산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불교에서는 나타낼 수 없는 무한한 시간의 개념으로 겁(劫)을 쓴다. 굳이 정확한 숫자의 개념으로 표현하자면 4억3천2백만년이 1겁이다.

그러므로 1천겁은 한 나라에 태어나고, 7천겁은 부부가 되고, 8천겁이 되어야 부모와 자식, 9천겁은 형제자매가 되고, 1만겁이 되어야 스승과 제자가 된다.

특히 7천겁의 인연을 받아야 부부가 되고, 8천겁이 무르익어야 부모자식이 된다는 ‘삼세인과경’의 가르침은 가족은 은(恩)의 관계를 넘어설 정도로 지중하고 겁화(劫火·세계가 파멸될 때에 일어난다는 큰불)로도 태울 수 없는 끈질긴 인연의 결과임을 말하고 있다.

이는 인간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다.

2016년 8월 분당차여성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사망사고와 관련 사고 은폐 의혹을 받는 의사 2명이 지난달에 구속됐다. 당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아기를 받아든 의사가 실수로 인해 아기와 함께 수술실 바닥에 넘어져 일어난 일이다.

사람인지라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즉시 실수를 인정하고 산모 가족에서 잘못을 용서 받고 그에 따른 적당한 보상을 해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었다.

문제는 병원 측이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고, 이 일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시신은 부검 없이 즉각 화장했다. 이 사건을 무려 3년 동안 숨겨오다 최근에 들통 났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나 의사들이 의사의 본분을 망각하고 어찌 은폐와 조작에 나섰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이 일을 생각하면 나완 아무 관련도 없지만 분노가 치민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다. 그들이 입고 있는 흰 가운은 권위의 상징이기보다 모든 색을 받아들이는 흰색처럼 만인을 평등하게 대하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또 다른 다짐의 상징이기도 하다.

오늘날 ‘의술’이 상술됐다는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 일부 병의원이나 의사들은 단지 환자를 장사를 위한 상품으로 취급한다. 어떻게 하면 의료매출을 많이 올릴까 궁리하고, 하지 않아도 될 각종 검사를 하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다 돈벌이 수단이다.

인술(仁術)을 실천한 표상으로 한국의 장기려 박사와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슈바이처 박사가 있다.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평생 희생과 의료봉사의 삶을 살다간 참인술인이었다. 슈바이처 박사는 90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52년간 아프리카의 흑인을 위한 의료봉사와 선교사업에 전 생애를 바친 인물이다.

오늘날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의사들은 슈바이처 박사나 장기려 박사가 몸소 실천한 참인술 등, 생명경외사상을 잊은 건 아닌지 깊이 되짚어봐야 한다.

신영규 전북문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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