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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의 슬픈 자화상, 화재안전특별조사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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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8  09: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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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대한민국이 인터넷 보급률 1위, 스마트폰 보급률 1위라는 기록에 이제 놀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신문기사, SNS 등 수많은 매체를 통해 개인이 갖는 생각을 토해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긍정적인 효과인가.

개인의 작은 목소리를‘댓글’이라는 종이배에 실어 범람하는 정보의 바다에 띄울 수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가진 의미와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31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필연적으로 녹아든 ‘안전’이라는 키워드 때문인지 각종 재난이나 사건·사고를 실은 기사에 가장 먼저 눈이 간다. 특히 지난 날, 온 국민이 함께 가슴 치며 아파했던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사들에 추모와 원망이 섞인 댓글들을 두루 읽어본 경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고를 두고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많은 댓글을 띄웠고, 제천화재, 강릉 펜션화재 등 제각기 다른 재난 상황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안전불감증’이라는 이름으로 낯설지 않은 댓글들이 늘어져 있었다. 이러한 댓글들은 일생의 반절 이상을 소방과 함께 흘러온 필자로 하여금 생각보다 많은 국민들이 안전불감증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안전에 대한 성숙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후 얼마간 시간이 흘렀고 정부는 제천, 밀양화재 등 거듭되는 재난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가 시급한 과제임을 판단하게 되었다. 정부는 ‘안전’의 최전선에 활약하는 안전 전문가인 소방관을 중심으로 ‘화재안전특별조사’를 계획하였고, 화마와 고군분투하던 소방관은 건축·가스·전기 보조요원과 함께 예방을 위해 또 힘쓰기 시작했다. 2019년 전라북도 화재안전특별조사대상은 1만 9,021개소에 이른다. 올해 1분기(1~3월) 동안 4,792개소를 조사·점검하였고 2,786개소를 적발하여 중대위반사항 2건, 과태료 처분 8건, 조치명령 23건을 처분하였으며 199건은 관련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나머지 위반사항이 안전에 미치는 정도가 적은 2,554개소는 자진 개선 기간을 두고 스스로 안전을 책임질 기회를 부여하였다.

부족한 인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상을 일일이 조사하며 지친 소방관들을 독려하기 위해 식사를 하며 화재안전특별조사 중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모두가 입을 모아 조사를 나가서 위반사항을 지적하면 ‘이게 뭐가 위험합니까?’,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장사 접으라는 거에요?’라고 말씀하는 분들을 설득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 순간 수많은 국민이 각종 재난·재해를 보도하는 기사에 안전불감증을 성토하며 띄운 ‘댓글’이라는 종이배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대형화재 참사를 겪을 때마다 온 국민이 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무엇이든 할 것처럼 안전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시기가 지나면 화재에 대한 경각심도, 안전을 위한 노력도 옅어져 왔다.

어쩌면 화재안전특별조사가 안전불감증의 슬픈 자화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전을 위한 비용부담을 과도한 규제라고 판단하기도 하며 불편한 겉치레라 생각하고 안전 점검을 성가신 숙제처럼 바라보는 인식도 여전하다. 전국 곳곳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스프링클러 미 작동으로 화재피해가 커졌다는 논란을 키운 지난해 1월 천안 라마다 호텔 화재처럼 소방시설에 대한 불신과 건축물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역사에 가정법은 없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그러나 화재안전 백년 대계를 위한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좀처럼 해결되기 힘든 고질적인 안전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초석이라 필자는 감히 확신한다. 지난 세월호 참사와 제천 밀양화재를 먼발치에서 안전불감증이라는 댓글을 띄워 안전을 공감하고, 사고의 안타까움을 담았듯 모두가 안전하고 싶은 하나 된 마음으로 안전한 전라북도를 위한 화재안전특별조사에 많은 관심과 협조를 갖길 바란다.

백승기 전북도 방호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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