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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야 할 동학농민혁명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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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야 할 동학농민혁명 역사
  • 전민일보
  • 승인 2019.05.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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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참으로 의미 있고 역사적인 행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125년 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이루고자 고부 농민들은 분연히 일어섰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룩한 싸움이었다.

당시 고부군은 현재의 정읍시 일원과 고창·부안·김제일부까지 관할하여 넓은 들와 바다, 산을 가진 물산이 풍부한 고장으로 이름나 뒷배경이 든든했던 조병갑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고부를 온 것이다.

조병갑은 부임하자마자 강제로 세를 징수하고, 있던 보 밑에 새로운 보를 만들어 수세를 거두는가하면 부유한 농민들을 잡아들여 갖은 죄명을 씌워 보석금조로 재물을 빼앗았고, 태인 현감을 지낸 아버지의 공덕비를 세운다며 강제로 돈을 뜯어내기도 하였다.

이렇듯 각종 악행과 학정을 참다못한 백성들이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을 중심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나라를 도우며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보국안민(輔國安民)을 기치로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문제는 110년 동안 일부 역사학자와 위정자들이 평범하고 순수한 농민의 위대한 혁명을 왜곡시켜 그들에게 억울한 누명를 씌워 왔다.

논쟁 끝에 드디어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국가기념일 제정도 15년이 지난 금년, 혁명이 일어난 지 125년 만에 반봉건 반외세의 항쟁정신을 정당하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전류 등 여러 문헌에는 아직도 동학농민혁명을 민란으로 표기되어 있는 등 바로 잡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도내에 산재되어 있는 각종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정비, 사적지 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위대한 정신을 그간 폄하하거나 기술해 온 각종 교과서부터 각종 문헌들을 이제 다시 써야 한다.

혁명 참여자의 명예회복과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전북의 선조들은 깨어있었고 우리 전북이 근대화에 불을 지폈다는 것을 만방에 알려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이 3.1만세운동으로, 임시정부수립과 독립운동으로 나아가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촛불혁명 정신의 단초가 되었다는 점을 헌법전문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125년간 씌워졌던 불명예스런 멍에를 이제는 벗고 당당하게 이 땅의 민주주의를 태동시킨 뿌리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백성은 머슴을 잘 만나야/ 고생하지 않는 법일진데/ 온갖 탐욕과 비리로 가득찬/ 조 아무개 관리 하나가 불을 당겼다/ 없던 선정비를 세우고/ 새로 보를 막아 만석보萬石洑라 칭하니/ 땅 파먹고 살았지만/ 순수했던 고부 땅 사람들을/ 인내의 한계로 내 몰았다/ 이름하여 ‘갑오동학농민혁명’/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나라를 도우며/ 탐관오리를 몰아내고/ 민초의 기본인권을 찾는/ 풀뿌리들의 외침/ (중략) 억울한 멍에 등지고 살아왔던 정읍 땅 125년/ 이제야/ 명예회복과 역사 바로 잡는/ 굴레 벗은 새 날을 열었으니/ 지금부터라도 혁명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다시는 이 땅에/ 억울하게 살아가는 백성이 존재 않기 위해/ 녹두꽃으로 등 밝히고/ 환한 세상을 일구어야 한다.

이상은 필자의 ‘녹두꽃 125년’이라는 시이다.

공직을 마무리하고 귀향할 곳을 역사적인 땅, 고부에 마련한 필자로서는 그래서 더더욱 감회가 새롭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은 역사를 찾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는데 일조하고 싶다.

김철모 전북도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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