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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농업의 미래 싹 틔울 청년농부, 스마트농법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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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농업의 미래 싹 틔울 청년농부, 스마트농법에 반하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9.05.13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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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환경설정 인공지능으로 소득제고
 
▲ 스마트팜

▲ 스마트 팜, 농촌의 활력 그리고 힐링이 되다
스마트 팜(Smart Farm)은 비닐하우스·축사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킨 지능화형 농장이다. 노동력을 대폭 줄이면서도 생산력은 증대시키는 획기적 변화라는 의미에서 제3의 농업혁명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 팜은 시설 내·외부에 설치된 각종 센서와 장비를 기반으로 빛과 수분, 양분, 온도, 습도 등 적합한 환경을 스스로 조성하는 ‘똑똑한 농장’이다. 농장주는 밖에서도 스마트 폰을 통해 농장의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작물의 생육정보와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노동력·에너지·양분 등을 종전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센서가 직접 실시간으로 꼼꼼하게 작물의 상태를 살피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신속하게 대처가 가능하다.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다보니 병충해 피해가 거의 없어 농약을 사용하는 빈도 자체가 현저히 적다.

전북도에 따르면 실제 스마트 팜 도입 농가는 미 도입 농가보다 생산량 27.9%p, 일인당 생산량 40.4%p가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대로 고용노동비와 작물의 병해충·질병은 각각 15.9%p, 53.7%p씩 줄어들었다.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인 근무 환경과, 농업이 주는 치유의 힘은 도시민을 농촌으로 유입하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 팜이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도내 농업 현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전통 농업에서 가장 중시하던 노동력은 이제 첨단 과학 기술이 대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 팜 육성은 인구 문제로 고심에 빠져 있는 전북 삼락농정 사업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까지 187개 농가에 60억 원을 지원해 94㏊의 스마트 팜을 구축했다.

전북도는 스마트 팜과 관련한 체계적 교육을 추진해 청년농업인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시하고,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침체되고 있는 농촌의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미스터 딸기 팜 강형진 대표가 귀농을 준비할 때 부터 써오던 일지를 보여주고 있다.

▲ 귀농 후 스마트 팜으로 인생 2막 시작한 미스터 딸기 팜 강형진 대표
“가장 좋은 점은 몸이 편해졌다는 거죠. 생산량이 2.5배 더 많은 건 덤 이구요”

강형진(48) 미스터 딸기 팜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일터인 김제시 백산면의 스마트 팜 딸기 농장을 찾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림새가 농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가볍고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농부의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하얀 천이 깔린 바닥은 여름은 샌들을 신더라도 무방해 보였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크기의 딸기들이 사람 허리 높이의 행잉베드에 주렁주렁 달려 자라고 있었다. 시설에 대해 설명하는 강 대표의 작은 행동과 말마다 딸기 농사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왔다.

사실 그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처음부터 농사꾼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명문대를 나와 줄곧 서울 생활을 해 왔던 강 씨가 ‘미스터 딸기팜’이라는 공간의 대표로, 김제지역 농사꾼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강 씨는 연세대학교에서 이공계열인 생화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10년 간 서울에서 요가학원을 운영하다 지난 2010년 고향으로 귀농해 농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귀농 교육을 받다 맺은 인연으로 지난 2016년에는 45세의 늦깎이 신랑이 됐다. 강 씨와 귀농 생활을 함께하기로 한 반쪽 이정현 씨는 서울에서 잘나가는 회계사로 근무했다.

강 대표는 귀농 후 딸기를 재배할 목적으로 기술센터, 농식품인력개발원 등에서 영농기술을 습득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2310㎡ 규모의 보급형 연동하우스를 구축해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면서 충분한 영농기술을 습득했기에 딸기 농사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이론과 달리 온도, 습도, 광 등 다양한 환경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경험 부족 등으로 3년차까지 실패가 계속되다 4년차가 돼서야 조금씩 사정이 나아졌다.

그럼에도 생산량은 선도 농가 대비 50~60% 수준에 그쳤다. 강 대표는 선도 농가의 시설과 온실 관리 방법을 벤치마킹했다. 결국 지난 2017년 2640㎡ 규모의 온실을 기존 시설 옆에 신규로 구축하고 ICT 장비를 도입한 스마트 팜을 완성했다.

강형진 미스터 딸기팜 대표가 스마트 팜 업계 선도기업인 HortiMax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 대표는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하기 이전 먼저 시작했던 기존시설도 아직 함께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해 두 곳의 생산량을 직접 비교 분석한 자료를 보여줬다. 기존시설의 ㎡당 평균 생산량이 2.08㎏이던 것에 비해 스마트 팜 시설은 4.92㎏으로 2배 이상 많았다.

강 대표는 “분명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기술로 똑같은 품종의 딸기를 키웠는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아내가 이렇게 돈을 많이 들인 스마트 팜 대신 기존 시설에만 가 있느냐고 할 정도로 기존시설에서 일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 강형진 미스터 딸기 팜 대표의 2018년도 딸기 생산량은 스마트 팜이 기존 시설보다 2.4배 더 많았다.

스마트 팜에서 나온 딸기가 단순히 생산량만 많았던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품질인 특상품의 비율이 72%로 매우 높고 낮은 품질의 딸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좋은 딸기를 많이 생산하다보니 자연히 소득도 크게 증대 됐다.

강 대표는 지난해 스마트 팜에서만 생산량 1만8600㎏을 수확해 1억39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 대표는 “스마트 팜은 생산성 증가 뿐 아니라 순전히 사람의 노동력에만 의존했던 온실 관리에서 해방시켜주는 고마운 시설이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팜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작물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까지 가능해졌다”며 “여유시간을 통해 사회 활동이나 다른 영농작업을 할 수 있게 돼 귀촌 생활도 여유롭고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우리 마을 막내인데 바로 위에 있는 형님이 10살 차이가 넘게 나는 60대다”면서 “기술 연구가 잘 이뤄져, 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제품이 개발 돼 많은 청년인들이 스마트팜 시설을 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강 대표는 스마트 팜 도입을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스마트 팜을 설치해 농장을 운영하게 되면 몸이 조금 더 편해지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자동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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