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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과 달리 땜질 복원된 ‘국보 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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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과 달리 땜질 복원된 ‘국보 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9.03.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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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억 투입한 복원사업 구체적 사전검토 없이 축석, 원형과 달리 복원
20년간 보수정비를 마치고 23일 국보 제11호 익산미륵사지 석탑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원형과 달리 복원된 사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드러나 부실 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전북도청>

검증되지 않은 적심부 충전재 사용, 구조안전성 미검토
3층부 이상 설계도서와 구조계산 없이 축석, 층별 달라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 충전재 사유와 타당성 없어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간의 보수정비를 마치고 23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원형과 달리 복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석탑의 3층 이상 부분은 구조계산과 설계도서 없이 축석되는 등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21일 감사원의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소)은 199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55억원의 예산을 들여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해체복원)을 추진했다.

문화재 복원의 기본원칙인 원형유지가 지켜지지 않았다.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과정에서 해체 과정에서 확인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기술적 재현가능성과 구조적 안전성 등의 구체적인 사전검토 절차 없이 일관성 없이 축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륵사지 석탑 해체과정에서석탑 등 구조물의 내부에 돌과 흙을 쌓아올려 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적심(積心)은 부정형의 석재들이 쌓여있었고 공극(孔隙)을 흙으로 채운 형태였다. 원형유지의 기본원칙에 따라 원래의 축석방식으로 보존이 추진돼야 했다.

<사진=감사원>

하지만 국립문화재연구소 석탑의 상·하단부의 축석 과정에서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서만 기존의 부재를 재사용하고, 석재사이 공극을 충전재로 채웠다. 반면, 구체적인 구조적 계산 없이 2층까지의 적심석은 신재를 사용,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됐다.

20년이라는 국내 최고·최대의 문화재 보수복원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미륵사지 석탑의 상·하부 형태과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축석방식 변경과 기존 부재 재사용 등의 설계변경 사항에 대해 구조적 안정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연구소는 내부 적심의 축석방식 변경과 기존 부재 재사용과 관련한 설계변경 과정에서 동절기인 2017년 3월부터 10월까지 우선 설계도서가 없는 상태에서 구체적인 계획 없이 그날그날 사용할 석재를 현장에서 골라 축석부와 적심부를 축석하도록 했다.

특히 석탑이 이미 완성된 지난 2017년 11월 설계변경 도서를 A사로부터 납품받았으나 구조계산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종의 현황도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미륵사지 석탑의 3층 이상부분은 구조계산과 설계도서 없이 축석된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감사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석재 사이의 공극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내구성이 강한 충전재의 필요성이 요구됐음에도 충분한 사유와 타당성 여부의 자문과 연구도 거치지 않고 강도가 낮은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를 충전재로 공극을 충전했다.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에 대한 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해명이 더 가관이다. 일관성 있게 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나 오랜 수리공사 기간 여러 전문가들의 참여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납득하기 힘든 해명을 내놨다.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는 다른 무기질 보수재료에 비해 강도 등 성능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기존 충전재인 흙보다는 성능이 우수하고, 색상 등이 가장 유사해 사용했다는 것. 또한 현재까지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추가적인 구조계산 필요성을 일축해 논란이다.

감사원은 “원형의 축석방식의 기술적 재현가능성, 구조적 안전성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그때그때 축석방향을 수정, 원형과 달리 석탑내부 형태가 층별로 달라졌다”며 “아무런 검증 없이 다른 보수재료에 비해 강도 등 성능이 낮은 충전재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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