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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김승수시장과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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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김승수시장과 코끼리
  • 김영무 기자
  • 승인 2019.01.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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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수 시장과 코끼리
              ▲ 김영무 사회부장
며칠 전 김승수 시장이 동물원을 찾았다. 퇴근 무렵인 오후 6시께다. 햇빛 발전소 건립 현장 방문 등 빼곡한 공식적인 일정을 마친 뒤다. 수행비서만 대동한 비공식 방문이었다. 이유는 아픈 코끼리를 보기 위해서였다. 당초 아침 일찍 예정했었지만 일정 변화로 미뤄졌는 데 내심 눈에 밟혔는가 보다. 29년생인 코끼리는 발바닥에 좋지 않은 상태다. 초원에서 자유스럽게 사는 코끼리의 평균 수명은 60년. 하지만 보통 동물원 우리에 갇히면 30~40년정도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러다보니 여러 군데가 좋지 않았었단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구속의 씁슬한 단면이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일까. 김 시장은 생태 동물원 조성에 관심을 집중했다. 콘크리트 바닥과 철장 대신에 풀과 바위가 있는 자유스런 공간으로 바꿨다. 이례적으로 국비까지 확보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늑대와 곰은 흙과 부드러운 풀을 밟으며 노닐고 있다. 자연에서의 완벽한 자유는 아니지만 말이다. 
아픈 동물은 동물원의 수의사가 치료하면 된다. 관리는 전문직 공무원들이 하고 있다. 구태여 코끼리가 아프다고 시장이 직접 시간을 내서 보러 간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카메라에 비춰지지도 않고 국장급 간부들도 모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불편한 몸으로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이에게 정을 담아 내미는 손은 부자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 학원비가 걱정되고 결혼기념일에 외식 한 번 맘 편히 못하는 소시민들이다. 주머니가 넉넉해서가 아니다. 얼마나 힘들까를 헤아리려는 그 마음이 따스해서다. 역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매력을 소시민들은 어디서 느낄까. 남북관계 개선, 성장보다 분배 우선 등 거창한 정책이 아니다. 외면받은 이들의 아픔에 같이 눈물 흘리고 국민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무릎꿇고 아이의 뺨에 입을 맞추는 것에서다. 힘겨운 시절을 지나 온 그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함이 파고들어서다. 
18일 전주시 총괄조경가로 위촉된 최신현 씨의 말이 와 닿았다. 우리는 좋아하는 가로수를 선정할 뿐 잘 자랄 수 있는 생육환경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풍성하게 잘 자라야 보는 우리도 행복하다는 걸 망각할 때가 많다고. 정책도 마찬가지다. 추진 성과에 급급해 정작 시민들의 만족도는 뒤로 미뤄지기 쉽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라며 수백만원어치의 기름을 보냈는 데 정작 그 집은 연탄을 때는 것처럼 말이다. 
아픈 사람도 많은 데 일개 코끼리가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그러나 인간들의 욕심에 자유를 빼앗긴 코끼리의 아픔이 눈에 밟히는 시장의 내면에 기대를 걸고 싶다. 시장 당선 후 가장 주력했던 사업이 엄마의 밥상이었다. 요즘 세상에도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어서였다. 그런 초심이 지속되길 바란다. 재선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초선이니 이해해달라는 방패도 이젠 없다. 
수많음 속에 묻혀버릴 코끼리의 아픔까지도 시간을 쪼개 찾아보는 마음이 시민들의 환한 미소 속에 올 한해 계속해서 담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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