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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벌기위해...‘범죄의 늪‘ 보호막 없는 가출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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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벌기위해...‘범죄의 늪‘ 보호막 없는 가출청소년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1.18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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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사는 준호(가명·18)는 중2 때 결석이 시작됐다. 늦잠을 잤고 이날은 준호의 생애 첫 무단결석을 한 날이 됐다. 당시엔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그러나 결석이 반복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릴 때 이혼 한 부모 대신 준호를 맡은 친할머니는 고령이라 올바르게 키울 형편도, 험한 세상에서 지켜줄 보호막도 되지 못했다.
 
할머니는 준호가 어디서 잘 지내는지 걱정으로 매일을 보낸다.
그런 할머니 속은 아는지 모르는지 준호군은 자신처럼 집 나온 친구들과 월세 자취방을 얻어 살고 있다. 
낮엔 가출 동지들과 당구장을, 늦은 오후부턴 학교를 마친 친구들을 만나 PC방을 갈 때가 많다. 
 
친구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면 야간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불성실하단 이유로 쫓겨나기 일쑤다. 
밤늦게 술 마시고 놀다, 거리의 자동차와 가게 유리창 등을 부수기도 했다. 결국 졸업을 앞두고 교복을 벗어야 했다.
 
학교와 가정의 돌봄에서 멀어지는 청소년들이 줄지 않고 있어 범죄와 사고 예방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안전망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9월 A(15)군과 B(13·여)양은 부안군의 한 금은방을 망치와 벽돌로 부수고 침입했다가 금은방에서 잠자던 주인이 인기척을 듣고 일어나자 그대로 도주했다.
결국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가출했는데 돈이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17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18세 미만 가출 청소년은 2016년 753명, 2017년 644명, 지난해 669명으로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인 가출청소년 보호대책인 ‘청소년 쉼터’가 있지만 혜택을 받는 인원은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전주에는 3개의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도내에는 총 5개의 청소년 쉼터가 있지만 총 인원은 49명으로 가출청소년들을 모두 받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쉼터와 상담 인력을 늘리고 준호 군과 같이 사회적응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응과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전주시 덕진구의 A 쉼터 관계자는 “가정불화로 인해 가출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부모와 어른들에 대한 불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로 내몰린 청소년들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전문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교육과 문화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비행청소년으로 낙인 찍히는 일을 막기 위해 따뜻한 관심과 제도적 노력 확대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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