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행했던 트렌드 신조어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었다. 이와 관련된 개인 취향에 맞는 소비지출을 유도하는 사업들이 부각되기도 했다.
새해를 준비하며 몇 년 동안 습관처럼 트렌드 동향자료를 모으고 분석해서 식품분야 시장에 대한 예측을 정리하여 기업들과 공유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처음엔 트렌드 관련 자료를 일일이 찾아 정리를 해야 했으나 요즘은 수출, 유통, 소비자 관련 전문 기관에서 전문가들이 잘 정리된 자료들을 발표하고 있어 자료 수집 번거로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특히 식품 소비와 제조 과정에 대한 관심이 방송이나 일인 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히 커지면서 식품분야 소비자트렌드에 관련된 고급진 자료들이 제공되고 있다.
근래 여러 트렌드 가운데 식품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제품의 컨셉을 강조하는 “컨셉팅”을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주목받던 가성비나 품질을 앞세운 트렌드 보다 구매자 취향에 어필하는 컨셉형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받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선 가심비까지 만족해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개인화된 감성을 자극시키는 컨셉팅을 연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진행된 2019설맞이 명절선물전에 참여한 우리지역 식품기업들과 컨셉팅을 위한 제품기획을 준비하고 전시에 직접 적용해보았다.
각 제품별로 가족을 위한 감성적인 문구를 브랜드보다 부각시켜 포장 디자인에 포함시키거나 포인트스티커를 만들어 메시지처럼 활용했다.
김영란법 시행과 청탁성 선물 금지 분위기가 번지면서 명절 선물 특수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도 전시회에 참여했던 다른 부스들에 비해 전라북도 부스가 구매자들로부터 확연히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시 컨셉은 가족 간에 직접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엄마의 거리와 아빠의 거리로 공간을 배정하고 엄마 딸로 태어나 행복해, 영원한 내편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합니다, 쑥스럽네요 아버지 닮아서 등의 컨셉을 부각시켰다.
여기에 참여한 기업들은 각각의 제품에 좀 더 섬세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새우와 게장류를 생산하는 기업은 엄마 아빠 오늘은 휴식? 식탁은 나한테 맡기 『새우』와 복잡한 세상 『게』편하게, 생들기름 생산 업체는 며늘아 내가 짠 기름보다 더 좋은 거다 등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컨셉으로 나흘간 행사를 위해 준 했던 물량을 현장에서 완판하는 성과가 있었다.
근래 도내 식품기업에 변화가 일고 있다. 오랫동안 제조업을 해오던 기업들이 2세 경영으로 전환되고 부모님을 이어 아들, 딸, 며느리나 사위들이 사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2세 기업인들은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어려운 경기에서도 매출과 수출 증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필자가 만난 2세 경영인들은 거의 모두 부모님들과 사업 운영에 대해 몇 차례씩 갈등을 겪었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되는 시장에 뒤쳐지지 않고 대응하기 위한 2세들의 도전을 인정하고 믿고 맡기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도내 식품기업제품들이 정체되지 않고 시장에 맞춰 변해가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신규 창업과는 차이가 있는 2세 경영 기업들을 위한 컨셉형 기업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전북도내 기업 활동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지역에 많은 식품기업이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 규모는 중소기업이다. 중소 규모의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 사업들이 수반된다면 기관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어려운 시장에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은미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산업육성실장·창업보육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