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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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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09: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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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내면서 떨어지는 운석隕石Meteorite은 우리말로 별똥돌이라고 한다. 별똥별은 말 그대로 별이 싼 똥이다. 우주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암석이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대기 중에서 전부 타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항간에서는 운석 즉 별똥별을 몸에 지니면 ‘신비한 기운’이 생겨 치료 효과가 있다면서 운석 팔찌와 운석 반지, 운석 목걸이 등을 팔고 있다. 이것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을 고쳐주고, 몸의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며, 믿을 만한 근거도 없다.

2014년 10일 오전 7시30분께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에 있는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 축구공만한 돌이 떨어졌다. 이 돌이 45억 년 이상 된 운석으로 판명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5억년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서 첨단 기기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를 발표한 운석의 나이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1/100 정도 크기까지 측정할 수 있는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SHRIMP-lle/MC와 초미세이차이온질량분석기Nano SIMS를 이용해 운석을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정부는 소유주에게 3억5,000만원의 매입 액을 제시했고 소유주는 270억 원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운석이 아니라 금석이다. 금값의 수십 배에 달하는 운석이야말로 로또네 할아버지 격이다.

1924년 9월 7일 전라남도 고흥군 두원면 운곡에 떨어진 이후라는 시간적 의미부여 외에도 우주의 탄생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나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덩달아 운석을 찾으러 나서는 운석 사냥꾼이 나오고 운석 관광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연애를 할 때 남자가 여자에게 ‘밤하늘의 별을 따 주겠다’하는 말이 허언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떨어진 운석을 이용해 다른 물건을 만든 사례도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첼랴빈스크 운석우隕石雨사건 1주년이 되는 2014년 2월 15일에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추가로 금메달 하나를 더 주었다. 당시 떨어졌던 운석을 넣어 만든 운석 메달이다.

그런가하며 고대시대에는 운석의 철 성분을 녹여 검을 만들었다. 이때 만든 검을 '운철검隕鐵劍'이라고 한다. 철보다 질이 우수해서 명검 중의 명검으로 취급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대 이집트의 ‘소년왕’이었던 투탕카멘Tutankhamen 무덤에서 미라와 함께 발견된 투탕카멘의 단검이다. 이 단검은 운석 재질이 함유된 일종의 자연 스테인리스강으로 수천 년이 지나도 녹이 슬지 않고 멀쩡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별똥별인 운석의 천문학 용어로는 유성流星Meteor이라고 한다. 유성을 만드는 알갱이를 유성체流星體라고 하며 유성체는 태양계 내에 있는 소행성보다 작은 고체 천체로, 반지름이 10km 정도이며 크기가 다양하다. 유성체가 지구의 대기층에 들어올 때 공기 분자와 마찰로 가열되면서 빛을 내는 것이 바로 유성이다. 유성은 구성하고 있는 물질에 따라 세 종류로 분류한다. 석질 운석Stony meteorite은 규소 광물이 주성분인 운석으로 무게의 93%를 차지하고, 철질 운석Iron Meteorite은 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운석으로 5% 정도다. 그리고 석철질 운석Stony-Iron meteorites은 철 60%에 나머지는 규소 광물로 된 운석이다.

유성우流星雨Meteoric shower는 마치 쏟아지는 비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혜성이나 소행성들의 잔해로, 천체들이 타원궤도를 그리며 지구 쪽궤도로 진입할 때 유출된 물질들이다. 매년 주기적으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다가 혜성이나 소행성들이 지나간 자리를 통과하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떨어지고, 이것들이 유성우가 된다.

무주 덕지리에서 보낸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본 밤하늘에는 별들이 참 많았다. 여기저기서 사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한동안 멍해지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나를 멍하게 만들었던 별똥별은 내 유년의 꿈을 반짝거리게 했던 희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는 요즘처럼 공기가 오염되지 않아 여름밤이 되면 심심치 않게 별똥별을 볼 수 있었다. 할머니는 별똥별이 많이 떨어지면 흉년이든다고 걱정이었지만 어린 나는 흉년이야 들거나 말거나 별똥별이 많이 떨어지기를 바랐다. 떨어지는 수많은 별똥별은 내 가슴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별똥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밤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별똥별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별똥별(운석)하나 주워 팔자를 고쳐보고 싶다는 부황하고 황당한 생각이 별똥별을 보지 못하게 두눈을 가렸다. 누군가 내게 별똥별이 뭐냐고 묻는다면 별똥별은 운석이 아니다. 운석은 돌덩이일 뿐이다. 돌덩이는 절대 빛을 낼 수 없다. 빛을 내는 것은 별이다. 별이 이마에 핏줄이 서도록 힘을 줘 ‘찌익~’ 싼 똥. 별똥이 내 가슴 한복판에 사선하나 끗고 가면 그것을 나는 별똥별이라고 말한다.

정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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