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첨단무기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가 전북 고창에서 무더기로 출토됐다.

 

조선 선조 때 발명된 비격진천뢰는 화포에 장전해 발사하면 목표물에 날아가 천둥번개 같은 굉음·섬광과 함께 수많은 파편을 쏟아내며 폭발하는 무기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이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346호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견됐다.

 

화약 무기인 비격진천뢰 11점과 자기류, 기와류도 함께 출토됐다. 모두 온전한 상태로 크기는 지름 21cm, 무게는 17~18kg으로 규모가 비슷하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조선 태종 때인 1417년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고창군(군수 유기상)이 2003년 복원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연차적으로 발굴조사가 진행돼 왔다.  

 

현재까지 건물지와 시설물, 성벽, 문지, 해자(垓子) 등이 확인됐다. 

 

또한, 비격진천뢰가 나온 구덩이 주변에서는 포사격 시설로 추정되는 포대(砲臺)가 조사됐다.

 

평면이 원형형태로 규모는 지름 170㎝다. 돌을 편평하게 깔아 견고하게 만든 후 흙을 다져 바닥면을 마련했다. 또한 포의 거치대로 추정되는 2개의 기둥구멍이 포대 남쪽에서 확인됐다.

 

매장 문화재 조사기관인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이 왜구의 방어를 위해 축성된 점으로 보아, 훈련청·군기고 등 건물지와 비격진천뢰, 포대시설 등은 무장읍성의 군사적인 성격을 고고학적으로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송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