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09:23 (목)
건설·산업 등 경기침체…일용직 근로자 ‘한숨’
상태바
건설·산업 등 경기침체…일용직 근로자 ‘한숨’
  • 고영승 기자
  • 승인 2018.11.14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디 일할 곳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너무 막막하죠.” 일용직 근로자 이모씨(49)의 한숨섞인 일성이다.

 
전북의 체감경기는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인력시장은 그야말로 차갑게 얼어붙어 구직자들의 한숨소리만 깊어지고 있다.
 
14일 새벽 5시. 인기척조차 없는 전북 전주 서신동 소재 A인근 직업소개소 앞에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직업소개소 입구에는 5시30~50분부터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구직자들은 오늘은 꼭 일을 구하고 싶은 마음에 조금이라도 빨리 작은 사무실에 자리를 잡으려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만난 이모(49)씨는 “이틀째 일감을 얻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은 일감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제일 먼저 사무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얼마전 직장을 잃고 직업소개소를 전전하고 있다는 김모씨(38)는 “일을 나가본지도 일주일이 훨씬 넘어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다”며 “이렇게 아침나절을 기다려봤자 잘해야 2~3명 일을 나가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한달에 돈 몇십만원 손에 쥐기도 쉽지가 않다”면서 “일을 나가 일당 10만원을 받아도 소개비 떼고, 차비까지 빼고 나면 겨우 식구들 밥을 굶기지 않을 정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A직업소개소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하루에 많으면 100여명 정도 구직자들이 일을 구했고 평균적으로는 70~80명 이상을 연결시켜줬다. 그러나 올해는 일감이 반으로 뚝 떨어져 요즘은 30~40명을 연결해주는데 그치고 있다. 제조업의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전체적으로 일감이 줄어들었고, 건설업 등 관련업계도 직격탄을 맞아 일자리 따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가 된 셈이다.
 
규모가 좀 더 작은 인근의 B직업소개소는 사정이 더 심각했다. 이곳에는 이날 총 50명이 찾아왔지만, 일감을 구한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했다. 40명은 빈 손으로 돌아갔다.
 
B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일감이 더 줄어들었다. 하루에 30명씩은 연결시켜야 사무실도 운영이 되는데 오늘처럼 일감이 없으면 특히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7시께가 되자 끝내 본인의 이름이 호명되지 못한 40여명의 구직자들은 “오늘은 구하지 못했지만 내일은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안은 채 씁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서민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하루 하루' 일거리를 찾아 새벽길을 나서고 있다. 이들의 축 처진 어깨가 역대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현재의 전북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고영승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