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독자투고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피해 귀를 막지마세요
정영안 기자  |  jya6505@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1.05  11:38:5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퇴근길 승용차 안에서 켠 라디오에서 젊은 여자가수가 부르는“사이렌”이라는 노래가 경쾌하게 흘러나온다.

본인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노래 가사에 따라 직관적으로 잘 지어진 제목이라 노래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이렌은 본래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마녀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배를 난파시키는 반인반조인 바다 요정이다.

호메로스가 저술한 오디세이아에는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혼을 빼앗겨 벗어 날 수가 없기 때문에 출몰지역에 다다르기 전에 돗대에 몸을 밧줄로 묶기고 하고 밀랍으로 귀를 틀어막는 등 사전에 대비하여 그 위험을 벗어나도록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고대 신화에 착안하여 일정한 소리로 위험을 알려주는 경보장치 발명품의 이름을 붙였고 우리는 주변에서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를 통해 사이렌이란 “경고”라는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사이렌은 신화에 나오는 죽음으로 이끄는 유혹의 소리. 알람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라는 경고의 소리. 이렇게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 죽음의 소리이다.

지금 여러분의 옆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소방차, 구급차는 누군가가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곳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그 도착지가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가정일지도 어제까지 안부를 묻던 이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 듯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선원들처럼 많은 사람들은 밀랍으로 귀를 틀어막은 양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 넓은 도로에서 나 하나 양보한다고 달라지겠느냐며 스스로의 잘못이 없는 듯 위안하지만 도로에 있는 모두가 나 하나 양보할 때 비로소 소방차는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

지금 여러분의 옆에서 굉음을 내는 소방차량의 사이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누군가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 도움을 줄 수 있는 우리가 지금 서둘러 가야한다는 소방대원의 절규이고 비명이며 간절한 부탁이다.

우리는 모두 마음 한켠에 영웅을 꿈꾸고 있다.

영웅은 대단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누군가의 영웅이 되는 것 이고 지금 소방차량에 한발 양보하는 순간 나도 그 영웅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내가 만약 길을 양보하지 않았다면 소방대원들은 도착조차 못했을 것이니 말이다.

앞으로라도 옆에서 소방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며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부름에 응답하는 이 사회의 작은 영웅이 되기를 소망한다. 모두가 작은 영웅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적어도 지금보다 더 밝고 희망이 가득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장진실

정영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전민일보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762  |  대표전화 : 063)249-3000  |  팩스 : 063)247-6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윤희
제호 : 전민일보  |  등록번호 : 전북 가 00008  |  발행일 : 2003-05-12  |  발행·편집인 : 이용범  |  편집국장 : 박종덕
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