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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의 보고 ‘습지’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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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의 보고 ‘습지’ 보호해야”
  • 전민일보
  • 승인 2018.10.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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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화성에 착륙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네 번째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로버호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화성에서 물을 찾는 일이다. 화성에 물이 있다면 생명이 있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은 모든 생명체를 지탱하는 근본이다. 고대 인류 문명의 발상지가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나일강, 황하 등 모두 강 유역이었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물이 있어야 생명체가 있고, 동·식물이 있어야 사람도 살 수 있다.

물이 있는 땅,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그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논이나 하천, 저수지, 늪지, 갯벌 등이 모두 습지다. 습지가 중요한 이유는 우선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기 때문이지만, 이 밖에도 습지는 기후변화 완화, 홍수조절, 오염물질 정화, 경관적 가치 제공 등 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2012년 당시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에서 발간한 '2단계 연안습지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갯벌 1㎢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가치는 보존가치(20억3000만원), 수산물생산(17억5000만원), 수질정화(6억6000만원), 여가제공(2억5000만원), 서식처제공(13억6000만원), 재해방지(2억6000만원) 등의 기능을 통틀어 63억1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1997년에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1㎢당 99만달러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이는 농경지의 100배, 숲의 10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갯벌 등 습지가 이처럼 높은 경제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주목하는 습지의 역할은 생물종 다양성 유지기능이다.

최근 환경부에서 발표한 ‘제3차 습지기본계획’에 따르면 내륙의 습지보호지역 국가생물종 목록에 등록된 생물종 4만7000종중 8.9%인 약 4180여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생물도 전체 267종 중 약 23%에 해당하는 6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지면적 대비 습지보호지역이 0.13%에 불과한 면적임을 감안할 때 습지의 생물다양성 유지 및 멸종위기종 보호 기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우리는 습지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습지를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해 무분별하게 매립해 농경이나 도시용지로 활용하는 것을 미덕으로 치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하천을 정비하면서, 개간사업을 하면서, 아니면 용도 폐지된 농업용저수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면서 생물서식지로서의 습지가 사라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생물다양성이 높아 보호가치가 있는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방법이다. 물론 지정효과는 충분하다.

일례로 고창의 운곡습지는 2011년 보호지역 지정 당시 549종에 불과하던 생물종 수가 최근 314종이 증가한 863종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생태관광차 운곡습지를 보러 오는 탐방객도 계속 증가해 현재 연간 2만2000명을 상회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보호지역 지정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새만금지방환경청은 전북지역의 환경보전을 위해 설치된 기관으로 지자체와 함께 습지보호지역의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군산 백석제, 임실 옥정호 상류, 고창 인천강하구 등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으로서 새만금지방환경청에서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 습지보호지역 후보지다. 우리는 전북지역내에서 더 많은 습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전북도, 시·군,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등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

김상훈 새만금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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