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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조용필과 더 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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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조용필과 더 조용필
  • 전민일보
  • 승인 2018.09.28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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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의 끝자락,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 ‘더 히스토리’가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왕을 만났더랬다.

그리고 다시 2018년 9월, 정확히 10년만이었다, 내 가슴이 뛴건. 조용필 50주년기념 콘서트 ‘땡스 투유’를 보기위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두 달여 전부터 콘서트 표를 예매해놓고 공연 며칠 전 배송된 티켓을 지갑에 넣고 다니며 세상을 다가진 것처럼 얼마나 뿌듯해 했던지.

행여 지갑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티켓이 손상되면 어쩌나, 공연당일 비가 오면 어쩌나, 그것도 아니면 그날 요즘 유행한다는 단어인 이른바 CVID, 돌이킬 수 없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어떤 사정이 생겨 콘서트를 못 가게 되면 또 어쩌나, 지나놓고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이 뻔한 걱정에 걱정을 더하며 ‘The' 조용필 만날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주말!

드디어 중학교2학년 때 부터 단 한 번도 나의 우상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영원한 오빠 조용필을 만나기 위해 대전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그날따라 고속도로는 이상하리만치 붐볐다.

자동차들의 운행속도는 더욱 심상치 않았다.

자동차 레이스에 출전한정도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의문은 대전월드컵 경기장이 보이면서부터 풀렸다.

평소 같지 않던 어마어마한 통행량을 연출하던 그 차들이 하나같이 대전월드컵 경기장으로 들어서지 않은가!

그 차들은 모두가 나와 같은 이유로 고속도로를 탔던 것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던 주차도 무사히 성공, 바로 그때부터였다.

내 마음속에 감성을 통제하는 리모트 컨트롤이 있는 것처럼 가왕을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며 가슴이 콩닥콩닥 널을 뛰기 시작했다.

즐거운 콘서트관람을 도와줄 야광봉과 야광머리띠 같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파는 분들의 손길도 덩달아 바빠졌고 나의 감성은 중학교2학년 때 해운대공연을 하던 조용필의 모습을 처음 봤던 그때로 자연스레 타임 슬립이 되었다.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볼 수 있을까, 표시된 좌석이 한 줄 한 줄 앞으로 당겨질 때 마다 쉬어지던 안도의 숨은 훗날 기억해도 너무나 또렷할 듯.

공연장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소녀주부(?)들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연로한 어머니를 모시고 나온 중년의 아들에서부터 두 손을 꼬옥 맞잡은 사이좋은 부부, 야광머리띠를 커플로 하고서 연실 까르르 웃어대는 엄마와 딸, 땡큐 조용필이라고 쓰여진 글씨를 즐겁게 흔들어대는 대학생 등등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잠시 후에 펼쳐질 꿈같은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불꽃과 함께 그가 등장했고 주옥같은 히트곡이 불려 질 때 마다 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따라 불러 떼창으로 이어졌고 그때 그 시절, 추억의 80년대를 완벽하게 소환해내는데 성공, 2시간 30분 동안의 공연이 열창으로 마무리됐다.

눈앞에 그가 있으니 라이브로 부르는가싶지 음원하고 1도 차이가 없다.

가히 가창력의 신이랄 밖에. 50년 동안 우리 곁에 한결같이 ‘오빠’로 있어주는 그가 이리도 간절하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 또한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탱스 투유’라는 콘서트 주제가 참으로 절묘하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한류문화 확산과 대중문화발전을 위해 ‘조용필 데뷔 50주년 공식 기념메달’ 제작 10월중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내 대중가수 최초로 교과서에 수록됐고 국내 최초 총 음반판매량 1,000만장 돌파, 국내 가수 최초 미국 카네기홀 공연 등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남긴 가수이기도한 조용필, 그가 대중음악사에 남긴 수많은 상징성이 이제는 기념메달에 담기게 된 것이다.

가왕이라는 수식어보다는 ‘그냥 조용필’이라고 불리워지는 게 가장 좋다는 그. 아닌 게 아니라 조용필 이름 석 자가 그 어떤 수식어보다도 더 많은 수식을 해주는 불가사의한 그다.

2018년 50주년 기념 대전콘서트를 다녀오며 나의 마음속 일기장에 이런 메모가 남겨 진다.

The 조용필? 아니 ‘더 조용필!’

홍현숙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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