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누구나 책으로 읽고 만화로 본 홍길동이 이상향으로 꿈꿨던 섬 ‘율도국’은 전북 부안 위도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심청전에서 효녀 심청이 눈이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몸을 던진 인당수가 위도의 부속도서인 임수도해역이라는 설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엽전으로 정금다리를 놓으려 했다는 안동 장씨 이야기와 형제섬 전설, 피동지 전설, 칠산바다 전설, 대룡샘 전설 등 수많은 스토리들이 위도에 가득하다.
지난 197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위도 띠뱃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위도 띠뱃놀이는 170여 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임금님진상품인 ‘칠산조기’가 많이 잡히는 대리마을 앞 칠산바다에 산다는 용왕에게 만선과 행복을 적은 띠지와 오색기, 어부를 상징하는 허수아비 7개, 어선 모양의 띠배를 갈대와 볏짚으로 제작해 바다에 띄우게 되는 풍어제로 중요무형문화재 82-3호로 지정돼 있다.
그래서 꿈과 낭만이 가득한 신비의 섬 위도는 사계절 언제든 배낭하나 메고 떠나기 좋은 최고의 힐링 여행지이다.
▲ 자연이 그린 그림 ‘위도 8경(景)’
부안 위도 여행의 백미는 바로 ‘위도 8경’이다.
위도 8경은 내원모종(內院暮鐘)·정금취연(井金炊煙)·식도어가(食島漁歌)·망봉제월(望峰霽月)·봉산출운(鳳山出雲)·신소귀범(船所歸帆)·왕등낙조(旺嶝落照)·용연창조(龍淵漲潮) 등이다.
일경인 ‘내원모종’은 위도면 치도리에 있는 내암에서 아침과 저녁에 은은히 울려 퍼지는 종소리로 ‘평화와 정서를 안겨주는 아름다운 소리’라 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경인 ‘정금취연’은 진리 앞 정금도의 초가집에서 저녁밥을 지을 무렵 뿌연 연기가 연한 바람에 날리며 동네 곳곳을 깔고 있는 광경으로 일품이다.
또 진리 앞에 2㎞ 떨어져 있는 식도에서 고기를 많이 잡아 팔고 있는 광경인 ‘식도어가’가 삼경이며 위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망월산(해발 245m)에서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는 모습인 ‘망봉제월’이 사경이다.
오경은 ‘봉산출운’으로 새머리 모양을 한 봉수산(해발 180m) 허리를 흰구름이 감고 있는 모양이며 위도 앞 칠산바다에서 돛단배가 위도를 향해 만선을 의미하는 오색찬란한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모습인 ‘선소귀범’이 육경에 속한다.
위도에서 20㎞ 가량 떨어져 있는 왕등도에서의 낙조 광경을 말하는 ‘왕등낙조’는 칠경으로 이는 서해의 일경으로 널리 알려질 만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마지막 팔경은 진리 앞바다에 만조광경을 말하는 것으로 만조가 되면 호수 가운데 몇 개의 바위와 몇 그루의 나무가 있는 듯 한 절경을 이룬다 해서 ‘용연창조’라 한다.
▲ 자연을 가득 담아 놓은 ‘위도해수욕장’
‘해수욕장’하면 단연 한여름 무더위 속 피서지의 대명사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이 한 몸 맘껏 던질 수 있는 해수욕장은 단연 으뜸이다.
그러나 한 겨울 찾은 해수욕장 역시 겨울바다의 낭만을 전하며 적막감 속에 왠지 모를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특히 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색다름과 빼어난 자연경관을 병풍으로 삼고 있는 위도해수욕장은 여름·겨울 할 것 없이 사계절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가히 위도 여행의 일번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 바로 위도해수욕장이다.
위도해수욕장은 마치 소쿠리 안처럼 되어 있고 1㎞ 규모의 고운 모래사장, 깊지 않은 수심에 백옥같이 맑은 바닷물을 간직하고 있어 한 번 찾으면 또다시 찾게 되는 매력적인 해수욕장이다. 모래사장에 앉아 있으면 왕등도의 원경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낙조는 그야말로 황홀경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썰물 때에는 축구와 족구, 배구 등 다양한 공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모래사장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고 해수욕과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자연이 선사한 놀이터 ‘위도 등산로’
위도의 산들은 어린 아이들도 무리 없이 등반할 수 있다. 위도의 최고봉인 망월봉은 해발 255m로 동쪽 멀리 변산반도가 보이고 남서쪽에는 칠산 앞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고창의 선운산도 보인다. 특히 식도와 상왕등도, 하왕등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또 정월초 이날 지역의 태평과 풍어를 기원하는 도제(島際)가 성대하게 올려진 도제봉(봉수산·해발 152m)은 산을 감싸 안고 피어오르는 안개가 절경을 이룬다. 세 개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망금봉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등산로다. 해발 245m인 망금봉은 주변에 원시림이 형성돼 있고 위도의 최고봉인 망월봉의 경관과는 사뭇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낙조가 서해바다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서쪽 바다 풍경은 일품이다. 이와 함께 위도의 등산코스 중 가장 늦게 열린 파장봉(해발 162m)은 비교적 경사가 급한 구릉성 산지로 형성돼 있다.
부안=홍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