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4 18:00 (수)
가격파괴시대
상태바
가격파괴시대
  • 김민수
  • 승인 2007.10.28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파괴시대

오  현
(군산예총사무국장, 수필가)

요즘 시내를 다니다보면 이곳저곳 세일 이라고 큼직하게 써붙인 글자를 볼 수 있다.
예전에는 30%정도가 고작이었는데 숫자가 80%가 되다보니 의아한 생각이 든다.
일간지나 주간지에도 큼직한 광고가 실리고 신문 속에도 가격파괴의 전단지가 몇 장씩 들어있다.
심지어 노점 상인들이 파는 물건에까지 세일 이라는 표시를 해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세일 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우리 곁에 가까이 왔는지 알 수 없으나 널리 알려진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
상인들은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정해놓고 세일을 하는 것인지 소비자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1920년대 한국에 진출한 일본 백화점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서울의 시장과 상가를 압도하자 한국인 거상 최남(催楠)은 전통적으로 한국인 상권에 속한 종로에 백화점을 열고 일본 백화점과 맞서게 된다.
1931년 한국인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동화백화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동아백화점은 이듬해 화신금은상회의 박흥식에게 흡수되어 화신백화점으로 새 출발을 한다.
최남(催楠)은 넝마 장사부터 시작하여 돈을 모아 구멍가게를 차렸고 얼마 되지 않아 덕원상회라는 번듯한 잡화상을 하게 되는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구멍가게로 시작해서 불과 8년만에 종로 큰길가에 점포를 다섯 개나 소유하게 되고 점원을 40여명이나 거느리는 사장이 된 것이다.
1935년 어느 월간 잡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대답을 했다.
내가 장사에 성공한 여섯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점포는 합리적으로 경영하여 쓸데없는 경비를 한푼이라도 줄인다.
둘째, 상품은 보다 싸고 질이 좋은 것을 택한다.
셋째, 박리다매 주의로 고객을 유치한다. 3원을 남기고 한번 찾아오게 하는 것보다 1원을 남기고 세 번 찾아오게 한다.
넷째, 점포는 위치가 생명이다.
다섯째, 상품 진열을 잘해야 한다.
여섯째, 항상 시대를 생각하라. 시대를 세분해서 계절, 달, 주, 날짜까지 따져야 한다.
그는 에누리 없는 정찰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이고 박리다매를 기본 상술로 활용한 당시로서는 괴짜 장사꾼이었다.
요즘 장사가 되지않기 때문에 가격파괴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박리다매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들을 보니 어려운 시대임을 실감하게 된다.
1920년대 상권을 독점하면서 1931년 백화점을 세우고 다음해에 화신백화점 박흥식에게 넘겨 주기까지 지금으로부터 75여년전인 거상 최남(催楠)의 마케팅 전략이 되살아 나고있는 것 같다.
눈물의 부도처리, 가격파괴, 공장도 가격, 점포정리.....
이런 단어들을 써야되는 말하자면 고육책이긴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좋은 상품을 박리다매로 하는 건전한 상술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