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전북도민들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전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전북은 7월10일 오전 11시를 기해 올해 첫 폭염주의보(전주, 정읍, 익산, 완주, 김제, 부안)가 발령됐다. 이후 하룻만인 11일 오후 4시 폭염경보(일 최고기온 35도 이상, 전주, 익산, 임실, 완주)로 대치됐고, 오늘(8일)까지 만 29일째 ‘경보’가 해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도내 공식기상 관측소 8곳(군산, 전주, 남원, 장수, 순창, 임실, 부안, 정읍)의 8월 일최고기온 극값 1위를 경신 했다. 전주의 경우 한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잠 못 드는 날이 일주일째 계속되며 기상관측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찜통더위 속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6일 오후 8시기준 전북에선 150명이 일사·열사병 등으로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았다. 폭염 취약계층인 농촌지역(남원, 완주, 김제) 노약자 4명은 숨지기도 했다.
전국적으론 3329명이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고, 폭염사망자는 38명으로 늘었다. 축산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도내서 닭·오리 등 116만2070마리가 폐사했고, 하루 평균 10만 마리가 신고 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작물도 사과·인삼·고추 등 315㏊에서 피해가 보고됐다.
▲전통시장·해수욕장 직격탄=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난 반면 외식업계와 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지난 4일 오후 2시 찾은 익산 영등동의 대형마트 2곳은 명절 대목을 맞은 것처럼 붐볐다. 반면, 같은 시각 익산 북부시장은 장날 임에도 청과상만 조금 보일 뿐 상인이나 구경꾼도 몇명 보이지 않았다. 고사포·격포·변산·선유도 등 도내대표적 해수욕장 역시 불볕더위 속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공공기관 발주 209곳 공사 ‘일시중지’=전북도와 14개 시·군이 폭염에 따른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등을 위해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행안부, 8월2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도 및 시·군에서 발주한 건설사업장(어린이창의 체험관 등) 209곳에서 공사일시 정지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일반 사설 건설 현장에도 무더위 휴식시간제 운영, 구급물품 확보 및 안전관리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점검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무더위 쉼터 4795개소 운영, 204개소 그늘막설치, 140개 버스정류장 얼음비치를 비롯해 남녀노소 양산쓰기 운동, 부모님 안부전화 드리기 캠페인 등 재난급 폭염에 각 지자체의 대응도 바빠지고 있다.
김병진기자
[폭염특보 한달 째] 일상생활도 바꾼 ‘최강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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