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사 마감이 임박한 도내 일부 현장 근로자들이 땡볕에 내몰리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참기 힘든 더위에 공사현장은 펄펄 끓는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인명피해를 우려하며 낮 시간 작업을 자제하라는 특별지시까지 내렸다.
대부분의 공사현장에서는 이런 지침을 따르는 분위기지만, 마감이 촉박한 현장에선 폭염에도 야외 작업에 내몰린 인부들이 적지 않다.
실제 7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완산수영장 개보수 공사현장.
아직 오전임에도 이곳 온도는 33도를 넘어섰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음달 마감을 목표로 공사현장에서는 작업이 한창이다.
인부들은 가림막도 없는 땡볕 아래서 철근 구조물 작업을 진행하고, 한켠에선 무거운 포대를 옮겼다.
햇볕에 뜨겁게 달궈진 철근 위에서 이를 고정하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도 보였다.
가만히 있어도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더위에 한 근로자는 지쳤는지 한숨을 몰아쉬며 작업을 멈췄다.
기록적인 폭염에 공사 인부들의 건강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 이모(33)씨는 “그냥 밖에만 있어도 픽픽 쓰러질 것 같은 날씨인데 저렇게 긴팔 옷과 안전모까지 쓰고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위험해 보인다”며 “아무리 공사가 중요해도 이런 날씨에 작업을 하다 큰일이라도 생길까 무섭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폭염에 공사장 인명피해를 우려하며 낮 시간 작업을 자제하라는 특별지시까지 내렸다.
전북도에서도 폭염에 도내 지자체들이 공사를 일시정지(183건), 또는 공사기간을 연장(3건)하거나 작업시간을 조정(20건)한 경우가 209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곳 완산수영장 공사현장에서는 역대 최악의 폭염에도 공사를 쉬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 12일 도내에서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에서 전국체전관련 공사 52개소 가운데 15개소만 공사가 완료돼 아직 37개소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완산수영장과 완주 테니스장, 익산 주경기장은 공사 진척이 느리다.
전주 완산수영장은 다음달 21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건물 뼈대만 만들어진 상태다.
전국체전 추진단 관계자는 “몇 군데 외에는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지만 현재 완산수영장은 공사기한이 급한 상황이다”며 “공사 중에 내부 판넬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추가 공사 와 예산확보가 늦어져 공사가 길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안전문제에 더 신경 쓰겠다”며 “하지만 수영장 건설이 급해 공사를 중단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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