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02:58 (금)
폭염과 에어컨 복지에 대한 단상
상태바
폭염과 에어컨 복지에 대한 단상
  • 전민일보
  • 승인 2018.08.06 09: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만 되면 필자는 40여년 전 유년시절의 여름을 떠올린다.

그 때도 한낮의 햇볕은 뜨거웠으나 나무그늘과 원두막, 물속으로 들어가면 언제나 시원했다.

새벽에는 한기마저 느끼며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넣었다. 아이들과 하루 종일 물속과 나무위에서 놀다보면 하루도 금방 갔다.

여름내 놀다가 밀린 일기 쓰고, 방학숙제 하느라 애를 먹는 게 다반사였다. 유년시절의 사진을 보면 여름을 지낸 아이들의 얼굴은 거의 흑인수준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현재는 어떤가? 여름의 폭염이 재난수준이다. 매일매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와 사망자, 폐사한 가축수와 농작물 피해현황이 보고된다. 여름방학의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 7월 10일부터 폭염이 한 달여 계속되고 있다. 비도 내리지 않는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폭염을 기록하고 연일 40도를 육박한다.

정부에서는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키려 준비하고 있고, 더위에 지친 국민들이 에어컨 사용이라도 맘껏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전기요금 할증제를 없애달라고 아우성이다.

또 한편에서는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해서 블랙아웃을 우려하고, 원전을 재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재인정부의 탈핵정책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세력도 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그러면 에어컨 사용을 맘껏 할 수 있게 해주면 폭염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필자의 집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밤에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잠을 잔다.

그런데 아파트 위 아래집 에어컨 실외기 때문에 더욱더 더운 여름밤을 보내고 있고, 에어컨 설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결국은 맘껏 쓰는 에어컨과 전기가 지구온난화와 도시열섬을 더욱 부추기고 폭염을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연일 보고되는 가축폐사의 원인이 정말 폭염이며, 폭염이 자연재난이 맞는 말일까? 여름 가축폐사의 대부분은 닭과 오리가 차지하며, 일부 돼지가 포함된다.

하지만 폐사되는 가축의 대부분은 비닐하우스처럼 밀폐된 축사에서 밀식해서 대량으로 사육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자연상태에 가까운 유기축산농가에서 대규모로 가축이 폐사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더위에 취약한 닭과 오리의 생태를 무시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사육하면 뜨거운 여름철 폐사는 불 보듯 뻔한 것 아닌가?

현재의 가축폐사는 폭염에 의한 자연재난이라기보다는 인간에 의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겨울철 조류독감과 구제역에 의한 대규모 가축폐사와 살처분도 공장식축산을 하는 인간에 의한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철 폭염은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거의 한 달 사이에 집중된다.

여름철 전력난도 이시기에 문제가 된다. 우리도 선진유럽처럼 여름철 휴가를 한 달은 아니어도 3주, 최소 2주정도 가는 것이 필요하다.

비닐하우스처럼 더워진 도시에서 아등바등하지 말고, 전력난의 주요 요인인 산업용과 상업용, 공공용의 전기사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2주 이상 공장과 업무를 멈추고 여름을 자연에서 시원하게 나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전력난과 폭염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끊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이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경제활동과 생산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도시열섬을 해결하기 위한 생태도시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한다. 진심으로 품격있는 인간으로 살기 위하여.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정책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막의 별 2018-08-06 11:19:26
옛날 유년시절 때, 시골에서 여름을 보내는데, 당시 에어컨이 어딨는가. 선풍기 하나도 없는 시절에 그냥 부채 하나로 여름을 났는데, 그래도 그 시절이 좋았다. 여름에 냇가에 가서 감자를 씻어 부엌에서 나무로 불을때서 가족끼리 마루에 앉아 감자를 먹던 시절, 원두막에 올라 참외, 복숭아, 수박을 먹던 시절, 그 시절이 좋았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