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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기 국립 전주박물관장, “맛있는 박물관을 만들겠다”박물관의 변신은 무죄?
송미경 기자  |  ssongmi15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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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8  14: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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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기 전주국립박물관 관장

박물관의 변신은 무죄? “맛있는 박물관을 만들겠다.”

국립 민속박물관장에서 최근 국립 전주 박물관으로 발령을 받은 천진기(56) 관장에게는 3가지 콤플렉스가 있다.

안동이 고향이면서, 천 씨 성을 가진 변방 가문이라는 점, 주류인 안동고등학교가 아니라 사립 경안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점, 서울대 문리대 출신이 아니라 안동대학 민속학과를 나왔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남들이 보면 콤플렉스겠다 싶은 3가지를 그는 사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남들이 콤플렉스로 여기는 3가지 단점을 이겨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며 블루오션 전략을 펼친 것이 지금 남들로부터 남다른 인정을 받게 되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맛있는 박물관, 재미있는 박물관, 놀러 올 수 있는 박물관,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바람 이라는 천진기 관장을 만나 그의 인생관과 국립 전주 박물관의 발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먼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전주 박물관장이 공모제였다가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임명을 받았는 데 각오과 소감이 있다면?
 
“민속학 전공자로서, 박물관 큐레이터로서 전주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임명을 받았을 때 기껍게, 서슴없이 기쁨 마음으로 받아 드렸습니다. 맛과 멋, 예와 악, 한지·한식·한옥 등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서 지역문화 활성과 거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주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점은 여유와 행복이었습니다. 제가 전주로 간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부러워했습니다.
 
삶의 만족도 1위가 전주이고, 모든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서 자기들이 전주에 오면 막걸리, 가맥, 비빔밤을 꼭 사달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이미 전주의 대표 선수들이 다들어 있습니다. 
 
30년 국립박물관 학예직을 종사하면서 참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를 합니다. 그 30년의 노하우를 마지막으로 국립전주박물관에 쏟아 붓겠습니다“ 
 
- 1000년 고도 전주에서 박물관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은?
 
“10여년전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Night At The Museum, 2006)”를 보면서 일반 역사문화 박물관들도 충분히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음식을 즐기는 내부 카페, 식당의 고급화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MoMA의 ‘The Modern’은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 마술랭으로부터 별 하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입체적이고 총체적 관람’을 통해 박물관 관람의 만족도는 높아집니다. “나는 미술관에 먹으러 간다.”는 박물관이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는 박물관에 먹으러 오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제 계획은 일명 ‘맛있는 박물관’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빵집 열풍이 있어요.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 전주 풍년제과초코파이, 안동의 맘모스, 통영의 꿀빵, 경주의 황남빵... 어떤 지역을 갈 때 젊은이들은 그 지역의 문화재와 동시에 맛집을 찾지요.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한 젊은이들이 수제 초코파이를 사기위해 줄을 길게 서있는 광경을 봐도 알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박물관을 맛있게 만들어야겠다. 
 
제 작전은 이렇습니다. 빵 만드는 게 안된다면 매일 전국의 유명한 빵 200개를 가져온다. 예를 들면 토요일은 대전 성심당 빵, 일요일은 군산 이성당 팥빵, 월요일은 경주 황남빵... 일주일 단위로 전국구의 이름난 빵 200개를 가져다 놓으면, 우리도 문 열기 전에 젊은이들은 먹으러 200명이 줄을 서지 않을까. 와서 맛있는 것 먹다가 자연스레 전시도 보는 거지요“
 
-인공지능과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전주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우리가 4차산업혁명 등등 미래 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구두 상으로만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오면 구체적으로 우리 과거의 문화와 전통을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로 개발해서 미래 산업 요건으로 만들어갈 것인지가 보여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박물관은 현장이 있고 유물이 있고 전시공간이 있어 그야말로 멀티펑션(multi-function·다기능)한 공간인 만큼 빅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지식을 알기위해 방문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정보화 시대인 오늘날 빅데이터를 통해서 입체적으로 전통지식을 캐 갈 수 있는 채굴(mining)공간이 바로 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채굴의 가치는 어떤 공간에서나 가능해야합니다. 이 모든 것이 충족되고 실행됐을 때 비로소 영화제목처럼 현실 속에서도 박물관이 살아있는 것이죠“ 
 
- 전주박물관이 아직은 전주 시민들이나 도민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서는 데는 모자란 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데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 소통하는 방안이 있다면?
 
“박물관 방문객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공부하러 오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들을 '올드 보이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하러 박물관에 오는 사람은 평생 ·초중·고 학생 때 단체로 세 번만 옵니다. 이는 강제적이지 자발적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숙제용입니다.
 
박물관은 그런 공간으로 가장 먼저 인식됩니다. 이에 성인이 되면 잘 안 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에 대한 요구 방식도 잘못됐다고 봅니다.
 
박물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오는 사람들에게 뭔가 알려줘야 한다는 교육을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먹으러 오는 사람'. 이는 사실 한국에서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외국 박물관은 그 지역에서 최고급식당을 함께 운영합니다.
 
맛있는 역사문화 속에서 그 지역 최고급 식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면 외국 손님 접대에도 좋고 유물과 역사 속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죠. 맛집이라면 몇 시간이고 줄을 서는 젊은 층을 위해서라도 박물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있어야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바로 '놀러가는 사람'입니다. 놀러가는 사람은 평생 세 번이 아니라 한 달에 세 번 옵니다. 사람들을 놀러오게 만들려면 박물관이 재밌어야 합니다.
 
이에 ICT(정보통신기술)과 각종 체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큐레이터 및 내부 구성원들이 변화해야 합니다.
 
단순한 역사문화 전시공간이 아닌 교육+체험형 공간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보고 박물관 가자고 하면 가지 않지만 놀이동산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니까요. 저는 공부하러 오고 먹으러 오고 놀러도 오는 그런 박물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실 말씀은?
“지역과 함께하는 박물관을 만들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겠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박물관을 만들테니 박물관으로 많이 놀러 오셔서 즐겨주십시오.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천진기 관장은?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석사(민속학 전공),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고전문학 전공)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 5월 첫 공모절차를 통해 국립민속박물관 별정직 관장직에 오른 천진기 관장은 7년간의 국립민속박물관 수장역할을 마치고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 전주 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저서로는 <전통문화와 상징1>, <중요무형문화재2 (연극과 놀이)>,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시리즈, <한국동물민속론>, <한국 말 민속론>,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 <열두 띠 이야기>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채거리장에 관한 민속학적 고찰>, <농촌지역의 마실가기 관행의 연구>, <한국 띠동물의 상징체계 연구>, <울산암각화를 통해서 본 동물숭배, 생식신앙, 민속의례와 세계관>, <향토축제의 합법칙성 모색> 등이 있다.
 
송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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