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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오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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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오월을 보내며
  • 전민일보
  • 승인 2018.06.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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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하다가 인동과 나무 밭에서 초록색잎 사이로 붉은 열매하나가 맺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교한 하트 모양의 열매였다.

처음 보는 붉은 하트모양의 열매에 신기함과 호기심을 느끼며 어떤 나무의 열매인지 한참 생각해보았다.

이른 봄, 꽃샘추위에 향긋한 향기로 피어난 길마가지나무 꽃이 지고 난 후 맺힌 열매였다. 인동과나무들은 추운 겨울을 넘기고 봄의 시점을 알리는 시기에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

봄의 전령이라 부르는 개나리나 진달래보다 먼저 피어나 황량한 들판에 봄향기를 전해주는 꽃이다.

정열적인 선홍빛을 띤 하트 모양의 길마가지나무열매를 보며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뜨거운 열정을 꽃봉오리 속에 품고 있었기에 영하의 기온을 넘나드는 꽃샘추위에도 능히 추위를 이겨내며 꽃을 피울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동화속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오스카 와일드와 안데르센 동화에 이 사랑의 상징인 심장이야기가 나온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를 보면 어느 한 도시에 행복한 왕자의 동상이 있었는데 자신의 몸에 박힌 보석들을 하나 하나 빼어내어 불우한 이웃들을 돕다가 마침내 초라한 몰골로 불에 녹혀지게 된다.

그런데 용광로속의 타오르는 불에도 심장만은 녹지 않고 하늘의 천사도 귀히 여기는 천상의 보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안델센의 동화에서는 발레리나 인형을 짝사랑하는 외다리 병정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람에 날려 원치 않는 모험을 떠났다가 우여곡절끝에 사랑하는 발레리나 인형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긴 여정으로 초라한 몰골이 된 외다리 병정은 불타는 난로 속으로 던져지고, 무희 인형도 바람에 날려 난로 속으로 떨어진다.

두 장난감이 녹아내린 자리에는 까맣게 탄 발레리나 인형의 브로치와 외다리 병정의 심장인 작은 양철 하트만 남는다는 이야기이다.

길마가지 나무의 하트 모양 열매에는 동화속의 애틋한 사랑의 상징과 하늘의 천사도 귀히 여기는 행복한 왕자의 심장이 함께 녹아 붉게 맺혀있는 듯 싶었다.

계절의 여왕 아름다운 오월에 인동과의 길마가지나무는 사랑의 상징과 뜨거운 열정을 열매로 맺고 있었다. 그 열매를 한참 바라보며 독일의 낭만파 시인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서정소곡에 슈만이 작곡한 연가곡 '시인의 사랑'중에서 첫 곡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에' Im wunderschonen Monat Mai 라는 노래를 허밍해보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꽃봉오리 피어날 때 나의 가슴에도 사랑이 싹텄네.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 모든 새들이 노래 부를 때 나의 그리움과 아쉬움 그녀에게 고백했네 하이네의 서정소곡에 마음을 실어 이 아름다운 오월을 하트모양의 붉은 열매에 담아 끝없이 간직하고 싶다.

향기로운 꽃향기와 연초록 잎들이 산들바람에 살랑거리는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베풀어 주신 이에게 끝없는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의 동산에 서서 타오르는 불에도 녹지 않는 사랑의 상징, 그 붉은 열매 한 알을 경건한 마음으로 대자연의 창조주 그 분께 봉헌하고 싶다.

또한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길마가지나무의 열매는 가정의 달 오월에 가족 사랑과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초록잎 사이에서 빛나고 있었다.

길마가지 나무의 붉은 하트 모양의 열매는 아름다운 오월에 열린 사랑의 열매였다.

소현숙 전북도 여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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