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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동생...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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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동생...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4.2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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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이산가족 임옥남(89)할머니가 동생 사진을 보여주며 회담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백병배기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동생을 만나보고 싶어요”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서 만난 이산가족 임옥남(89) 할머니는 인터뷰 중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산가족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임 할머니는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더욱 열의를 보여야한다”며 “이산가족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고향 방문 등 이산가족 문제를 꼭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임 할머니의 동생 옥례(85)씨는 17살인 지난 1950년 고향인 완주군 삼례읍 하리에서 “북으로 가면 공부를 시켜주겠다”는 북한군의 꾐에 북으로 따라 올라갔다.
 
임 할머니는 “동생이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그렇게 아버지를 조르고 많이 울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며 “6남매 중 둘째딸을 공부시키기에는 부담이던 시절이라 결국 공부를 못 시켰고 6·25때 '공부할 수 있다'는 말에 동생이 북한군을 따라갔다”고 동생과 헤어진 사연을 털어놨다.
 
그때는 그렇게 홀연히 떠난 동생을 60년 넘게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임 할머니의 가족들은 '똑똑한 아이니까 꼭 다시 찾아올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전쟁이 끝나도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다.
 
가슴에 묻자며 눈물로 지새는 나날을 보내던 지난 2015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 옥례씨로부터 소식이 왔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에 꿈에 그리기만 했던 동생을 겨우 만났지만 예쁘던 동생은 얼굴을 크게 다쳐 겨우 알아볼 정도였다.
 
임 할머니는 “전쟁통에 오대산에서 폭탄 파편을 맞아 얼굴이 크게 다쳤다는 말을 듣고 한참을 울었다”며 “상봉기간 밥도 같이 못 먹고 잠도 같이 못 자다보니 오히려 그리움이 더 커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임 할머니는 뉴스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은 뒤 밤마다 남북통일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임 할머니는 “얼마 전에는 미국기자가 집까지 찾아와 ‘통일이 되면 뭘 하고 싶냐’고 물었다”며 “내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통일이 돼 동생과 손잡고 고향 산천을 누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은 뒤 소녀 때처럼 마음이 두근거리고 설렌다”며 “이번 회담으로 이산가족 간의 만남이 자유롭게 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우리에겐 이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꼭 정부가 이 간절한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의 수는 총 13만153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망자는 7만3611명(56%)으로 생존자는 이보다 적은 5만7920명이다. 현재 전북지역 생존자는 986명이다. 김명수기자·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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