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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웬 장승이? 도심 흉물 ‘닭발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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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웬 장승이? 도심 흉물 ‘닭발 가로수’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3.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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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서신동 인근 가로수들이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해 흉측하게 변해있다. 백병배기자
봄철 가로수 정비사업이 시작된 가운데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시는 최근 서신동 390주와 삼천동 570주의 버즘나무(플라타너스)에 대해 가지치기를 해 나무기둥만 남겨두고 가지를 모두 잘라냈다.
 
하지만 과도하게 가지를 잘라내면서 오히려 가로수가 도심경관을 저해하는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23일 전주서일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가로수들은 가지가 다 잘려있었다.
 
일부 가로수들은 몸통만 남아 흡사 ‘장승’을 연상케 했다.
 
관광객 이모(31)씨는 “처음에는 무슨 통나무를 땅에 박아놓은 줄 알았다”며 “무슨 가지치기를 저렇게 하는지 너무 흉측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김모(24)씨도 “여름에는 그늘의 역할을 해주던 가로수가 요즘은 나무가 자랄만 하면 가지치기를 하는 것 같다”며 “상가 간판을 가린다고 저렇게 가지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보기에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산림청의 ‘가로수 조성 및 관리규정’에 따르면 도로 안전시설과 전송·통신시설물에 영향을 미칠 경우 가지치기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인근 상점의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무리한 가지치기가 진행되면서 대기오염 완화와 여름철 그늘 조성 등 가로수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버즘나무 가지치기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 실정이다.
 
실제 이 나무는 봄이 되면 금방 자라나 잎이 무성해진다.
 
무성한 잎에서 나방 등 벌레가 많이 살아 근처 상가의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서신동 서일초등학교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이모(58)씨는 “버즘나무는 여름철이 되면 애벌레가 길가에 많이 떨어져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가지치기를 잘 해놔야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버즘나무는 속성으로 자라는 나무라서 여름이면 잎이 무성해진다”며 “무성한 잎에서 흰불나방애벌레 등이 길가에 자꾸 떨어지다 보니 과도하게 가지치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가지치기 사업은 애벌레 문제뿐만 아니라 시민 안전문제와도 연관성이 크다.
 
도로변에 있는 버즘나무가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 관로 때문에 뿌리를 뻗지 못하고, 위로만 웃자라면서 강한 비바람에 쓰러지는 취약함을 보인다.
 
또 무성한 버즘나무 잎으로 인해 가로등과 교통표지판이 가려져 사고 위험이 생기고, 고압선에 닿아 합선 등의 위험요소가 생긴다.
 
이 때문에 봄철을 맞아 구청과 한국전력에서 고압선 인근에 있는 버즘나무 가지치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위해 버즘나무 가지치기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며 “보기 흉하지 않도록 수형을 잡으면서 가지치기를 해 나가겠다”고 시민들의 양해를 당부했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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