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통상대응 발언 주목…도-군산시 출구전략 절실
한국GM 군산공장이 당초 예고대로 오는 5월말 폐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배리 앵글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0일 국회를 방문해 부평과 창원공장에 신차 2종류를 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군산공장은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통상압박에 정면대응 기조를 시사하고,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두고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앵글 사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하고, 각 정당 원내대표와 3당의 ‘한국GM 대책 TF’ 소속 의원들과 연이은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서 앵글 사장은 신차 2종의 부평·창원공장 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오는 5월말 폐쇄가 예고된 군산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앵글 사장은 특히 군산공장은 수년간 20% 미만의 가동률을 보이고, 1주일에 하루 정도 조업하는 등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치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GM 최고위급 임원이 사실상 군산공장 폐쇄 입장을 재차 확인한 셈이어서 군산과 전북경제 타격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GM은 부평과 창원공장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종의 신차를 배정하는 전제 조건으로 사실상 정부의 지원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 대책회의에서 공장 정상화 방안 보다는 군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 검토하고, 실직자 대책을 위해서는 응급대책까지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는 오는 5월말 폐쇄를 기정사실로 한 후속대책 성격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통상압박에 정면 대응기조도 시사한 상태이다. 현재로선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철회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날 앵글사장의 한국방문도 군산공장 폐쇄 방침에 변함은 없지만, 정부의 지원여부에 따라 부평과 창원 공장에 신차를 배정할 수 있다는 의향을 재차 확인시켜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군산공장은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1만2000여명의 군산공장 근로자들이 근무 중이지만, 공장폐쇄에 따른 실질적인 구조조정 여파는 500여명 정도로 GM측은 추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달리 GM군산공장에 전량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와 군산시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역경제 피해 최소화 대책을 요구하는 것과 함께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출구전략까지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GM측이 군산공장 제3자 매각의향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져 인수의향자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도의 한 관계자는 “GM측이 부평과 창원공장에 신차를 배정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정부와 협상에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군산공장 정상화의 최우선 목표를 토대로 지역경제 최소화를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