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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양 유기사건 첫 공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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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양 유기사건 첫 공판 열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8.02.07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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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의 일부 인정한다

 “야, 네가 사람이냐? 네가 사람이야?”

방청석에서 터져나온 고함에 녹색 수의를 입은 세 남녀는 도망치듯 재판장을 빠져나갔다. ‘재판을 마치겠다’는 재판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얼굴을 가리기 위해 서둘러 마스크를 쓴 뒤였다.
 
'고준희 양 유기사건'의 첫 재판이 7일 전주지방법원 2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부장판사 장찬) 심리로 열렸다.
 
전국민적인 공분을 산 사건인만큼 이날 법정에는 취재진 외에도 아동관련 단체 회원, 시민 등 수십 여 명이 몰려와 재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준희양의 친부인 고모(37)씨와 동거녀 이모(36)씨, 이씨의 모친인 김모(62)씨까지 3명의 피고인들이 수의를 입은 채 법정 안으로 들어서자 이들의 얼굴을 확인하기위해 방청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하지만 모두 얼굴을 가리기위한 마스크를 쓴데다 방청석을 등지고 앉은 탓에 이를 자세히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재판이 시작되는데도 김씨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에 재판장이 “꼭 마스크를 써야하는 까닭이 있느냐”고 묻자 그제야 마스크를 벗기도했다.
 
▲ 고준희(5)양 암매장 사건 피고인 친부 고모(37)씨가 7일 오전 수의를 입은 채 전주지법 2호법정에서 첫 재판을 받고 전주교도소로 향하고 있다.
이날 재판 피고인석에는 총 6명이 앉았다. 피고인들의 입장이 모두 갈려 각각 다른 국선변호인 3사람을 선정한 것이다.
 
재판장의 피고인에 대한 확인이 끝나고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자 이 사건을 수사한 김명수 전주지검 형사3부장이 세 사람에 대한 공소사실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도 상반된 모습이 연출됐다.
 
고씨와 김씨가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만 바라보고 있던 것과 달리 이씨 뒤통수의 한 갈래로 묶은 긴 머리카락은 이따끔 좌우로 흔들렸다. 이씨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사실이 나올 때 마다 고개를 세차게 저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사람은 김씨 단 한 명 뿐이었다.
 
수사 초기부터 사망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고씨와 이씨는 여전히 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전체적인 공소사실은 다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사실상 치료(갑상선기능저하증)를 제대로 못 받게 해서 사망한 것이지 심한 폭행에 의해 사망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씨의 변호인 역시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선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과 피고인의 구체적 행위가 다른 사실이 있어 차후 기일을 통해 이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 고준희(5)양 암매장 사건 피고인 이모(36)씨, 이씨 모친 김모(62)씨가 7일 오전 수의를 입은 채 전주지법 2호법정에서 첫 재판을 받고 전주교도소로 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준희양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는 없지만 이날 준희양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인이 자리에 함께했다.
 
아동 학대나 아동·청소년관련 성범죄 등에는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가 지정된다.
 
준희양 측 변호인은 "현재 피고인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변명을 하고 있다"며 "검찰을 도와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법의 엄중함을 느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7일 오전 '고준희양 사망 사건'이 열린 전주지법 2호법정 앞에 공판안내문이 붙어있다.
서혜경 아동학대피해가족협회장은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 마음에 이 사건 재판 방청을 위해 새벽에 원주에서부터 출발해 여기까지 왔다"면서 "사람 같지도 않은 행위로 한 아이가 5년도 채 못 살고 아프게 갔는데 100세 시대에 90년의 인생을 앗아간 것이다. 그만큼의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3월14일 오전 11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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