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7.3명으로 OECD국가의 평균 자살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는 자살률 감소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곧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편, 2013년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은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37.9%), 대인관계 스트레스(31.2%), 경제적 문제(10.1%)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점점 깊어져 가는 빈부격차 등의 사회·경제적 문제와 이로 인한 정신적 피폐 현상이 그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집단이 자주 걸리는 병이라 해서 그들의 별칭을 붙여 불리었던 분노조절 장애, 공황장애 등의병들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반적인 병이 되었다. 최근 우울·불안 장애로 인해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율이 2012년 37%에서 2015년 51%로 증가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요즘 젊은이들은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에도 적신호가 보인다. ‘최면의 세계’라는 책에서 저자는 스트레스를 마음의 불안 또는 긴장 상태라고 표현했듯이 스트레스가 모든 질병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 땅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기 위해 금년에도 2월 1일 부터 11월 30일 까지 병역이행의 첫 관문인 병역 판정검사를 받는다. 병무청에서는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 병역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자 하는 병역의무자들에게 병역판정검사가 단순히 현역 또는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을 하는 과정이 아닌, 이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병무청에서는 병역판정검사가 종합병원 수준의 검사가 되도록 건강검진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2007년부터 전문적인 심리검사를 위해 임상심리사를 특별 채용하여 검사의 질을 높였으며, 2015년부터는 심리검사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확인된 의무자에 대하여 임상심리사가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경과관리 제도를 도입·실시하고 있다. 또한, 심리취약자 선별력 제고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원과 협조하여 인성검사를 전면 개선해 올해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병리검사 분야도 단순히 군대에 가기 위한 검사가 아닌, 내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생애 최초건강검진이 되도록 올해부터는 병리검사 항목을 26종으로 확대하여 검사할 예정이다. 또한, 병무청은 ‘나만의 홈페이지’를 통해 건강검진 결과서를 확인·출력이 가능토록 개선하였으며, 향후 보건복지부와 협업을 통해 검사대상자가 병역판정검사에서 나타난 병명을 알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관련 병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처럼 병무청에서는 병역판정검사가 생애 최초로 신체분야마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내 건강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건강 파수꾼’역할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가 이 땅의 청춘들에게 건강한 젊음을 지켜주는 진정한 의미를 지닌 검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용학 전북지방병무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