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개가 반려동물의 주류를 이뤘던 것과 달리 요즘은 종류도 다양해지고 그 중 고양이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고양이는 성질이 까칠하지만 대소변문제 등 관리하기가 쉽다. 반려 동물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부터이다. 동물행동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의 8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였다.
이전까지 사용하던 애완동물이라는 말에는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큰 이유는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보통 1~2도 가량 높다. 또한 안으면 따뜻하고 포근한 털이 있어 접촉한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주고 있다. 더구나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도우미 견과 함께한 그룹이 그렇지 않는 그룹에 비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현전한 개선효과가 있었다.
최근 1인 가구와 고령화, 미혼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가정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나보니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도 농협경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1조 7천억원에서 2016년 2조 2천 9백억원으로, 2020년에는 무려 5조 8천 1백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가고 사료 등 부가적인 산업도 비례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시골집 경덕재에 찾아오는 길양이 ‘나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작년 3월경이다. 전에 장모께서 살던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기 위해 철거하는 과정에서 만났다. 그 이후 먹이를 챙겨 주다보니 지금까지 낮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하루종일 집을 지키고 있다. 나비도 고비가 있었다. 피부병이 심해져 부랴부랴 소염제를 먹이고 연고도 발라주어 지금은 많이 양호해 졌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나비여자친구 길순이 그리고 1세대인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가 태어났다. 한참 뒤에는 다시 일돌이, 이돌이, 삼돌이를 거느린 대 부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늘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나비는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식구들과 늘 경덕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필자가 상시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길양이들도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고 요즘은 처형이 정읍시내에서 밥을 챙겨주기 위해 출퇴근의 공력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함께 뒹굴며 우리에게 재롱을 부리던 여덟 가족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 중 엄마 길순이가 먼저 떠났고 그 후 1세대 이순이, 삼순이가 그만 교통사고 등으로 시차를 두고 나비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제 살아 있는 식구는 다섯 가족, 앞으로 그 슬픔과 아픔을 뒤로 하고 그들과 필자가 얼마동안 공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필자가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믿고 따라 줄 것으로 믿고 싶을 뿐이다.
흔히들 고양이는 요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키워본 경험으로 보면 고양이는 다정다감한 동물임에 분명하다. 동물은 주인이 배반하지 않는 한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우리 ‘나비’가족이 걱정된다. 우리 사람들도 이처럼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
김철모 익산부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