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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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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 뉴스
  • 전민일보
  • 승인 2017.10.13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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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는 조그만 섬이다. 그러나 중요한 곳이다. 우리나라 서해안 중부에서 가장 서쪽이라 국토관리 차원에서 요지다.

이곳부터 200해리가 우리 수역이고 국방에서도 한 몫 하는 곳이라 해군이 주둔하고 있다.

철새들도 이동하다가 날개를 접고 쉬어가는 중간지역이 되고 물고기도 해류 따라 움직이다 잠시 들르는 곳이라 어족백화점이라 부른다. ㄷ자 모양의 천혜의 항구는 태풍이 불어오면 배들의 피난처가 된다.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인구 100여명이 사는 어청도는 1970년대까지는 고래를 잡는 중심지로 어황이 좋았다.

선착장 주변에는 접객업소가 즐비하고 밤에는 사람들이 벅적벅적했다 한다. 사람이 많이 모여사니 초등학교도 1925년에 개교하여 88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점점 어황이 나빠지자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젊은 사람이 없다. 지금은 전교생이 4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국토의 서쪽 끝이라 학교를 없앨 수는 없다. 만약 없앤다면 교육권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이다.

두암 조택모 교장은 22년 전에 이 학교에 부임하여 2년간 봉직했다.

학교 교육발전과 도민(島民)화합에 정성을 쏟아 섬주민의 환영을 받았다. 운동회와 소풍은 주민화합의 행사였다 한다.

옛정을 잊지 못하고 찾아가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현재 교장선생님에게 연락하고 찾아가니 소문이 퍼져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한 마을이나 마찬가지이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그러는 것 같았다. 배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장학금을 주려고 오셨지요’하고 인사했다.

그날의 어청도 뉴스는 장학금 전달이었다. 가게에 들러도 장학금 주려고 오셨느냐고 물었다.

밥을 먹으러 가도 장학금을 주러 온 줄 알고 있고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러도 짐작을 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어느 청년은 소문을 듣고 우리들이 담소하는 것을 촬영하더니 지방뉴스에 올린다고 했다.

장학금은 교장에게 전달했고 학교장은 장학증서를 만들어 전교생 4명에게 주었다.

식장을 꾸며 학부모도 참석한 가운데 전달식을 했다.

조 교장이 꿈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라고 격려의 말을 했다. 4명의 어린이들은 섬 아이들이지만 예쁘고 당당하고 힘차 보였다.

꿈을 갖고 이룩할 수 있다고 믿어졌다. 학교 시설도 우수하고 교장, 교사, 직원들 모두 의욕적으로 지도하니 장래가 촉망되었다. 교육자였던 나도 이런 곳에서 어린이를 지도하며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학교에서 나와 해넘이를 보는 고개로 올라가니 어느 노인이 산에서 내려오며 선생님들이냐고 물어 그렇다 했다. 조택모 교장을 알아보고 깜짝 반가워했다. 소식을 듣고 만나려고 기다렸다 한다. 그분은 13년이나 학교 협의회장을 한 공로자였다.

저녁에 생선 횟감을 준비했으니 집으로 오라 했다. 사양하는 마음으로 가지 않았더니 다음날 산책길에 기다리고 있다가 차 대접을 하여 마시고 헤어졌다.

유도 8단의 정 교장은 젊고 패기가 넘치며 정의로워서 열성적으로 어린이를 지도했다.

일주일에 3시간씩 직접 어린이를 지도한다고 한다. 실습지와 사택 옆의 노는 땅에 배추, 상추, 시금치를 심어 같이 기르고 공부가 끝나도 어린이들과 같이 생활하며 방과 후 지도를 한단다.

이런 선생님들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 성 싶다.

섬 교육은 교육행정의 힘이 미치기 어려우니 자칫 잘못하면 나태해지기 쉽다. 근무하는 교직원의 자세와 정신에 교육의 질이 좌우 된다.

어청도 초등학교 어린이는 지금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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