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익산시가 일부 유해성이 확인된 인조잔디 운동시설을 이용제한이나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최소한 4만여명이 유해 중금속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공식 사과는커녕 정보공개와 사후조치가 여전히 미흡해 비난을 사고 있다.(본보 9월 27일자 9면)
10일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자체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점검용역 보고서’를 전북도를 통해 익산시에 통보했으나 이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각종 행사와 대관을 통해 4만여명을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 중금속에 노출시켰다.
중앙체육공원은 납성분과 6가 크롬이 각각 6767㎎/㎏과 352㎎/㎏으로 안전기준을 각각 75.2배와 14.1배 초과해 유해성이 가장 심각했으나 각종 대형 행사들이 진행돼 3만 3000여명이 유해 중금속 속에서 행사를 치렀다.
이중에는 2만 1000여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던 어린이날 행사와 1500여명의 영유아와 부모가 참가한 다둥이 축제, 전국에서 8000여명의 장애우가 출전했던 ‘거북이 마라톤 대회’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매일 새벽과 저녁에 인조잔디 구장과 트랙에서 조강과 걷기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최소한 일평균 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장기간 규칙적인 유해 중금속 노출로 인한 건강에 심각한 위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익산시가 지난달 27일 ‘위험 인조잔디 유해성 물질 검출로 인해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으나 구체적인 유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시민들의 이용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함열스포츠센터 풋살장의 경우 납이 안전기준의 40.9배인 3677㎎/㎏, 6가 크롬이 안전기준의 4.5배나 검출됐고 인근 어린이들이나 동호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됐다는 점에서 정기적인 이용자들의 유해 중금속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납이 안전기준의 9.5배인 854㎎/㎏이 검출된 함열아사달공원 축구장도 지역 조기축구 8개 팀을 중심으로 매주말 정기적으로 대관돼 경기가 치러지고 있고 현재는 대관신청을 받고 있지 않지만 기존 예약팀들에게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익산문화체육센터 인조잔디구장은 납이 99㎎/㎏ 검출돼 안전기준을 크게 넘지 않았지만(1.1배)만 작년 이용실적이 250건에 연인원 5500여명에 달했으며 현재도 기존 예약자에게 개방되고 있다.
납은 공기 중의 분진이나 증기 상태로 흡입·섭취를 통해 인체로 흡수되며 주로 미세 분진에 흡착되기 때문에 사람의 호흡기로 직접 노출되고 신체조직에 축적된다는 점에서 해당 체육시설 이용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조잔디 유해성을 확인하고도 시민들의 건강을 위험에서 방치한 익산시는 책임 규명과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며 “교체공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 사후 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익산=신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