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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전술핵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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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전술핵 재배치
  • 전민일보
  • 승인 2017.09.1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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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이 거론되고 있다.

미 NBC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와 한-일 독자 핵무장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많은 사람이 한반도 전술핵재배치를 ‘가망 없는 일’로 보고 있지만 한국이 요구한다면 배제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도 최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에 이어 의회에서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공론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일부에선 북한과 중국을 압박할 비장의 카드라고 주장한다.

정치권과 국민 여론도 급속히 변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한ㆍ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했고, 국회에서 또다시 재배치가 소신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정하고 1000만 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일부도 공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도 찬성 여론이 60%를 훌쩍 넘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만큼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논리다.

전술핵 재배치 근거는 남한 핵무장을 통해 북한의 핵억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 공격 능력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더 이상 재래식 무기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우리도 핵을 쓸 수 있는 ‘공포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자위권 차원에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이 간다.

하지만 예상되는 엄청난 부작용도 간과해선 안 된다.

전술핵을 들여오면 우리가 그토록 열망해 온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는 꼴이 됨은 물론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기도 어렵게 된다.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뜨리고 동북아 핵경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 잘못하면 한반도는 핵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날 길 없는 핵지대로 굳어지게 된다.

사드 배치조차 현지 주민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는데 전술핵을 어디에 재배치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생각하면 전술핵 재배치는 당연한 조치다. 그렇다고 전술핵을 배치하면 비핵화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미국에 제공해야 할 반대급부와 동북아시아 군비 경쟁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놓자니 깨지고 들자니 무겁다. 이래저래 딜레마에 빠진다.

물론 청와대는 전술핵 재배치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필자 생각인데, 북한은 하늘이 두쪽 나도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가 원칙이라고 하지만 북이 핵을 가진 이상 한반도는 이미 비핵지대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해결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은 그간 미국이, 또는 국제사회가 뭐라고 하든 말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대에 걸쳐 핵무기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자기 나라 백성 밥도 못 먹이고 굶겨 죽이는 북한이 어떻게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왔을까? 그 비결은 실패의 축척이다.

다시 말해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국가의 제1의 목표로 삼고 내부 역량을 총 동원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발을 이어왔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까맣게 잊고 별 문제 아닌 듯 과소평가해 왔다.

그렇다면 북한이 자기 기술로 개발했다고 큰소리치는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까지 북한의 핵능력, 즉 무기화성공 여부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탄두의 소형화가 어느 정도고,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장치가 만들어져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제가 완성이 되는데, 추측만 무성할 뿐 정확한 건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실어 누구에게 쏘느냐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은 미국에 맞서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하지만 일단 유사시엔 우리에게 핵을 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 국민도 수백만을 참혹하게 굶겨 죽인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같은 동족을 생각이나 하겠는가?

북한이 핵ㆍ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대화를 구걸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방법은 어떤 식으로든 핵 균형을 이루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쉽지만은 않다.

정부는 무엇이 현명한 선택인지 미국ㆍ중국ㆍ일본과 진지하게 협의하고, 또 국민에게 물어서 그 해답을 속히 내놔야 한다.

신영규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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