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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 명성, 조급함에서 벗어나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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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 명성, 조급함에서 벗어나 되찾자
  • 전민일보
  • 승인 2017.09.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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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폐막한 2017년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는 흥행성만 부각하면서 국내 최고의 권위와 위상을 갖춘 국악인 등용문이라는 수식어는 무색하게 만들었다. 심사비리로 얼룩지면서 청중평가단 제도 도입 등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본선 진출자도 다 채우지 못해 상 나눠먹기라는 초유의 사태는 이미 예고됐다. 판소리 명창부는 4명이 등록했지만 예선에서 2명이 기권했다. 2명이 본선을 치렀지만, 이미 둘 중 하나는 장원이고, 차상이었다.

남자 소리꾼은 한명도 없었다. 전주대사습놀이의 유구한 역사와 명성이 또 한 차례 흔들리는 암울한 순간이 재연된 것이다. 대통령상이 취소되면서 소리꾼들의 참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 4명만 등록했다.

본선에서 한 참가자는 중간에 판소리 가사도 잊어버렸지만 수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의 참가자 기근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이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국악인 등용문의 자리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전통적인 방식과 원칙에 충실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아름다운 것이 국악이다.

심사비리로 얼룩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대한 신뢰추락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극복했어야 함에도 너무 서둘렀다.

청중평가제도 도입 등은 흥행성만 생각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모든 국악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평가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심사바리는 투명·객관성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조직위는 이른바 나가수식·불후의명곡식의 평가로 이목을 모으는데만 집중했다.

명성 있는 소리꾼들에게 자존심이 상한평가방식이 아닐 수 없다. 국악의 대중화는 필요하지만 전주대사습 놀이는 국내 최고의 국악인 등용문이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등용문답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어야 했다.

내년에도 서둘러서는 안된다. 실추된 권위와 위상은 하루아침에 다시 바로 세울수 없다. 긴 호흡을 가지고 옛 명성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명인 영입을 통한 흥행성을 바라보는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10년이 걸리더라도 긴 호흡으로 스스로 초래한 명성 실추를 회복하는 노력을 꾸준하게 실천에 옮겨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악대중화와 소리꾼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는 전주만의 차별화된 정책과 지원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다.

소리의 고장 전주이지만, 정작 전주시민에게도 소리꾼은 낯선 느낌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대회 하나로 소리의 고장 명성을 이어가려는 것 자체가 섣부른 인식이다. 명성 회복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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