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에게 납치를 당해 돈을 빼앗겼다고 속여 공권력을 낭비 하게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남원경찰서는 6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양모(5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7월13일 남원시 동충동 한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김모(62·여)씨의 카드로 찾은 13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양씨는 김씨와의 통화에서 ‘지금 납치를 당했다’고 말해 김씨가 경찰에 허위신고를 하게 만든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김씨는 양씨가 자주 찾던 식당의 주인으로 가끔 양씨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식사를 제공 하는 등 평소 친분을 갖고 있었다. 사건 당일 식당일로 바빴던 김씨는 양씨에게 자신의 카드를 맡기며 현금을 인출해다 달라고 부탁했다.
양씨를 믿고 있던 식당주인 김씨는 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양씨가 ‘지금 괴한에게 납치돼 돈을 빼앗겼고 장수계곡에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은 것이다.
김씨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양씨의 동선을 파악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고는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납치됐다던 양씨가 홀로 유유자적하게 택시를 탄 뒤 장수도 아닌 남원 구례역에서 내렸다.
납치 신고를 받고 놀란 경찰은 가용 경력을 모두 동원했지만 양씨가 납치 자작극을 벌였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여러 정황들을 발견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양씨는 다음날 경찰서에 찾아와 ‘납치·감금 돼 있다 탈출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조사 결과 양씨에게는 절도·횡령 등으로 이미 19번의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의 전과와 일정한 주거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해 양씨를 구속했다"며 "허위 신고로 자작극을 벌여 수사에 혼선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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