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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기를 낚으려면 긴 줄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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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기를 낚으려면 긴 줄을 준비하라
  • 전민일보
  • 승인 2017.08.1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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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는 날이 갈수록 거대한 낚시터가 되어가고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또 국가이든 각자 원하는 것을 낚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하고 부지런히 동분서주 한다.

우리가 한평생을 사는 동안에 각자 나름의 목표를 세우고 그걸 성취하기 위하여 학력과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것도 결국 각자 원하는 것을 낚기 위해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잠깐 유행하다가 사라질 트랜드만 쫓다보면 몸은 바쁘고 정신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멀리 내다보고 생명력이 장구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느긋한 삶을 영위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예컨대, 한자 조기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말해보자. 한자를 중국이 만들었냐 한국이 만들었냐 하는 논쟁은 오늘날에 그리 중요한 주제가 아니다.

다만, 중국은 50년대부터 글자체를 간단하게 변화시킨 간화(簡化) 한자를 공식 채택하여 시행하고, 대만과 한국은 아직도 글자체가 복잡한 번체(繁體) 한자를 고집하고 있는데, 얄궂게도 현재 유엔이 ‘국제표준한자’로 지정한 것은 중국이 쓰고 있는 간체 한자이므로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각국에서 가르치는 한자도 이 ‘국제표준한자’이다.

글로벌화 되어가는 국제사회에서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 ‘국제표준한자’를 함께 익혀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중국 여행을 가서 상점의 간판조차 이해하지 못하면 말이 되겠는가?

또 중국 여행객과 학업 및 취업 목적으로 한국에 와서 사는 중국인의 수효가 갈수록 증가하는데, 중국인이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을 비롯하여 유학생을 상대하는 대학 관계자들이 이 간체 한자를 모르면 갖가지 난관에 봉착하게 됨은 자명한 일이다.

한자는 우리의 생활에 필요한 연장이나 도구다.

한자의 본래 글자체에 지나친 이념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쓰는 넥타이와 스타킹 같은 것이다.

물론 평생동안 넥타이를 맬 일이 없는 남자도 있고 스타킹을 신을 필요가 없는 여자도 있겠지만, 품격있는 복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넥타이와 스타킹을 수시로 사서 쓴다.

아울러 말하건대, 한문으로 기록된 우리 고전은 선인들의 지혜와 애환이 농축된 보물산처럼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미래로 나아가는 옛길’이라는 문구처럼 불확실한 앞날을 예측 가능하게 해주는 열쇠도 바로 고전 속에 들어있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낚시터에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면서 살고 싶으면 생명력이 긴 줄을 준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짧은 줄로 낚시터에 임하면 잔챙이들만 걸려들어 갈아 끼우느라고 몸은 바빠지고 대어를 낚았을 때 누리는 쾌감을 맛보지 못한다.

긴 줄을 던져놓고 대어가 걸리기를 기다리면서 조용히 사색에 잠기는 여유를 누릴 수 있어야 흥겨운 인생이 아니겠는가?

나의 고향 임실군 신평면에 있는 말목서당은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하여 기숙형 서당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어린이에게 상상력을 길러주게 하는 국제표준한자 교육 뿐만 아니라, 풍파가 출렁이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난과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지혜를 고전 속에서 찾아내 현대에 알맞게 재해석하고 활용하는 비결을 훈련함으로써, ‘생명력이 긴 내공’을 갖추도록 학생의 특성에 맞춰 다각도로 접근하여 훈련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김동현 임실 말목서당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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