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짧게 입은 여학생을 교육하면서 성폭행을 운운하거나 동의를 받지 않고 학생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일부 교사들의 학생인권 침해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 학생인권심의위원회(이하 학생인권위)는 19일 모두 4건의 결정례를 공개했다.
사례 1. 올들어 지난 3월께 도내 A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B교사는 이슬람 사회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슬람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의 지위가 다른 문화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면서 “이는 여성이 신체를 많이 노출하면 남성들에게 성적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 코란에도 그렇게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여학생의 짧은 교복 치마를 미니스커트에 비유를 하며 “요즘 학생들이 이런 미니스커트나 짧은 옷을 입고 다니니까 성폭행이나 성희롱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대해 학생인권위는 B교사의 이러한 행위는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을 포함한 내용으로 교육을 함에 있어서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 및 선입견 등을 줄 수 있으므로 종교에 대한 차별행위이며 여학생에게 다수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짧은 치마”, “성폭행”, “성희롱” 등을 이야기한 것은, B교사의 잘못된 성관념으로 인해 학생들이 수치심, 모욕감 등을 느꼈을 것이 명백하므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사례 2. A중학교 B교사는 문제를 못 풀었을 경우, 숙제를 안 해온 경우, 숙제를 했어도 틀린 경우 등 수시로 학생들이 서 있는 상태에서 발바닥을 들도록 해서 나무막대기를 사용해 상습적으로 체벌을 해왔다.
이에대해 학생인권위는 B교사와 같은 행위는‘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조례 제9조)를 침해하였으며, 또한 체벌을 당한 학생들이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므로 학생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사례3. A중학교 B교사는 지난 3월께 여학생들의 허벅지 또는 무릎 부위를 만졌고, 여학생들의 볼, 코, 등, 어깨, 손 등을 상습적으로 만졌다.
이에대해 학생인권위는 B교사와 같은 행위는 여학생들이 성(性)적인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B교사는 교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동의 받지 않고)해 여학생들에게 성(性)적인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육체적 성희롱’을 한 것으로 이는 피해 학생들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조례 제9조), 성(性)적 자기결정권(조례 제3조) 등을 침해한 것이다고 결정했다.
사례4. 학생이 학생을 지도하는 선도부 운영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로인해 도내 각급학교 학생 선도부 폐지 논의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인권위는 전라북도 학생 인권 조례에 따라 학생 선도부 운영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선도부 운영 폐지를 정책 권고했다고 밝혔다.
학생 생활지도는 초중등교육법과 교육기본법에 의해 교원에게 있으며 교원의 권한을 학생 선도부같은 특정 학생 집단에 위임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교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북 학생인권심의위 관계자는 “학생선도부 운영으로 선도부와 비선도부 학생 사이에 갈등관계가 상존하고 있어 권위주의적 관행을 없애고 인권우호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선도부는 폐지돼야 한다”며 “교원의 학교 생활지도 권한을 학생에게 위임 및 행사하도록 한 각 급 학교의 학교생활규정과 학생선도부 관련 조항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학교생활규정 준수 등 필요한 활동은 학생선도부가 아니라 홍보와 캠페인 중심의 학생자치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윤복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