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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시즌 2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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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시즌 2를 기대한다
  • 전민일보
  • 승인 2017.07.0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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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무주에서의 세계태권도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 성과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대회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때 남북 단일팀 제안, 대회사상 최대 규모인 183개 국가 선수단 참여, 남북한 긴장상태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한 태권도 시범공연 등 그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역사적 사건들이었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국기(國技)이다. 한식, 한복, 한옥처럼 우리 민족의 뿌리이고 혼이 담겨있다. 이제 태권도의 시즌2를 준비할 때이다.

지금 한중일간에는 무술 삼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태권도와 가라테, 우슈는 올림픽 정식종목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그간 태권도가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6연승을 거두고 있다. 특히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핵심종목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태권도의 왕좌에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가라테가 한시적인 정식종목으로 승인됐다.

일본은 2024년 올림픽에서도 가라테를 정식종목으로 유지시킬 계획이다. 반면 태권도는 이 대회에 앞서 재평가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라테의 도전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우슈의 성장 역시 심상치 않다. 우슈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정식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시범종목이던 우슈는 끊임없이 올림픽 정식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 경쟁도 치열하다. 이 경쟁에선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쿵후로 유명한 소림사(少林寺, 샤요린쓰)가 재수 끝에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가라테도 태권도보다 한발 앞서 있다. 가라테는 1997년 오키나와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태권도는 10년이나 늦은 지난해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처음 지정됐다. 가라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은 갈길이 멀다.

필자는 지난달 소림사가 위치한 허난성 덩펑시를 다녀왔다. 소림사의 성공요인에 영상매체와 무술학교가 있다. 소림사는 1979년 이연걸 주연의 영화 ‘소림사’흥행 이후 관광명소로 급부상하였다.

이후 각종 영화와 TV 프로그램에서 소림사는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소림사 주변에는 수십개의 무술학교들이 생겨났다.

일부 무술학교는 학생수가 2만명을 넘는다. 중국무술을 배우기 위해 전세계에서 수련생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 결과, 중국 무술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덩펑시에서 만난 중국 관계자에 의하면 향후 덩펑시에 ‘쿵후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며 무술학교에서는 ‘소림축구단’을 한층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의 유명 축구코치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현재 덩펑시와 홍콩의 중뤼그룹이 합작하여 설립한 ‘강중뤼숭산소림문화관광유한회사’이 소림무술의 국내외 홍보와 판촉을 위한 전문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재 태권도 위치를 진단하면,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에서 앞서 있지만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적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 유산 경쟁에서도 처져있다. 태권도 위기의 시대이다.

그러나 위기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의미한다.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면 정부, 전라북도, 민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에서는 태권도를 통한 남북교류 활성화의 계기로 삼음은 물론, 세계속에 새로운 ‘한류’의 트렌드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정책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민간에서는 이연걸의 ‘소림사’ 못지않은 멋진 스토리텔링을 통해 태권도를 주제로 할리우드 진출급 영화를 성공시킨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태권도를 AR, VR과 연계하는 레저스포츠로 육성하거나, 태권도와 홀로그램,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기술을 연계한 태권공연의 세계무대로의 진출 등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태권도가 가장 앞서 있는 경기화의 뿌리가 전북이고, 현대 태권도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전북이다.

세계 태권도인들의 순례와 수련을 위한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은 70만평의 위용을 자랑한다. 태권도의 과거와 현재가 전북에 있다.

이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전북도는 무주군과 협력하여 미래를 위해 태권 City를 추진하고 있다. 태권 City의 핵심은 태권도 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연구기능을 강화하여 태권도 영토를 확장하는데 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태권도를 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아카이브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태권도 자원을 모으고 디지털로 기록해야 한다.

태권도 기술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 무술로서의 신체 기술과 산업으로서의 R&D 기술로 구분된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태권도연구소가 설치되어야 한다.

중국의 무술학교가 학생들의 일반교과과정과 소림무술과정을 연계하여 활성화되고 있듯이 태권도와 연계된 사관학교의 설립도 태권도 인재양성차원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뿌리’요, ‘혼’이며, 전라북도의 자부심이다. 태권도시즌 2는 이미 시작되었다.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 갈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김일재 전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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