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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의 80명이 산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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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의 80명이 산수여행
  • 전민일보
  • 승인 2017.05.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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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힘은 약하나 모이니 강했다. 모두 80세를 넘은 동기동창들이 1박 2일의 여행을 즐겁게 마쳤다.

옛날 같으면 뒷방노인 취급을 받을 80대의 노인들이지만 모두 건장해 보였다. 오래 사용한 몸이니 고장 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개인적으로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말을 듣지 않으리라. 그러나 여럿이 모이니 힘이 생긴 것이다.

우리 전주사범학교 9회 동창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한국전쟁이 막 끝난 뒤였다.

먹고살기가 참 어려운 때였다. 점심도시락을 싸오는 사람이 적은 시절이었다.

공부는 자기 학교에서 1등을 하지 않으면 입학하기 어려웠다. 우수한 사람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모여들어 어려운 공부를 했다.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단에서 2세들을 가르치고 젊음을 불살랐다.

세월은 빨라 퇴직을 하고 각자의 취미에 맞게 활동을 하며 살아왔다. 40여 년 전부터 동창회를 조직하여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졸업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라 1박2일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버스 한대로 내려오므로 11시에 전주 벽계가든에서 만나 점심을 먹었다.

노구를 이끌고 80여명이 나왔다. 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경상남도 산청의 동의보감촌으로 갔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며진 한약에 대한 여러 시설을 하여 체험하도록 꾸며졌다.

기 체험도 하고 불로문을 통과하여 늙지 않기를 바라고 돌아왔다. 임실상글레라CC 레스토랑에서 총회를 하였다.

저녁을 먹고 악단의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즐겼다. 전주로 돌아와 르윈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튿날은 첫 코스가 모교 방문이다. 사범학교가 없어지고 지금은 교육대학교가 되었다.

옛 건물은 없고 학생항일운동기념비와 교훈비만 남았다. 총장의 안내로 교내를 둘러보고 장학금도 전달했다. 이어 충남 수덕사로 갔다.

산채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수덕사를 둘러보았다. 수덕여관의 이응로 화백 암각화와 미술관의 그림들도 감상했다.

다음에 찾은 곳은 세종시의 베어트리파크다. 민자(民資)로 나무를 아름답게 가꾸고 곰을 길러 보여주었다.

800년 된 주목이 있고 귀한 백송도 있었다. 분재원 장미원 등 볼거리가 넘쳐났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와 휴게시설에서 담소를 나누며 마상주를 마시고 서울 친구들과 헤어졌다.

나이 들어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동기동창들의 마음이 한 곳에 모여졌기 때문이다.

많은 경비가 들어 걱정을 했지만 협찬금이 1천4백만 원을 넘어 넉넉했다. 잘사는 사람도 없지만 적은 힘들이 모이니 일을 원만히 치룰 수 있었다.

화합의 대 잔치였다. 어려운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라 옛날이 그리워 만났고 만나면 즐거우니 모인 것이다.

차안에서나 구경하는 가운데 또는 식사하면서 서로 옛 이야기들을 했다. 학교 다닐 때 어려웠던 이야기도 나누고 그 때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등장하여 웃음바다를 이루었다.

오래오래 같이 지내고 싶지만 헤어져야 하는 게다. 모두 건강하여 백제까지 만나자 약속하고 헤어졌다. 이제 몸이 불편하여 나오지 못하는 친구가 늘어나고 이승을 하직하는 벗이 많아지니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가 없다. 우리 친한 벗들이여! 건강 잘 챙겨 오래오래 만나기를….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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