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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화장품에서 의약품까지…미래 먹을거리 ‘곤충’- 메뚜기, 갈색거저리 등 ‘식용곤충’ 미래 대체 식량 주목
고영승 기자  |  koys18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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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4  19: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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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곤충’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두 가지 감정이 떠오른다. 징그럽고 피하고 싶거나, 아니면 신기하게 생겨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구경하거나. 여기에 ‘맛있다’라든가 ‘먹음직스럽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메뚜기를 구워먹는 풍경이 흔했다. 이미 미국, 벨기에 등 선진국에서는 곤충을 미래의 먹거리로서 연구 중이다. 과거의 곤충이 별식이나 특식으로 취급받았다면, 지금은 ‘식용’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주목받는 식품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곤충은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미래의 식량자원이자, 식자재로서 가능성을 가진 식용곤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곤충이란?
 
곤충은 지상 최대의 동물군이다. 생태계에서 인간에게 유용하거나 해를 끼치는 부류로 알려져 있는 곤충은 20세기 이후 새로운 가치를 계속 발견해 다양하게 이용되기 시작했다. 곤충은 계통상절지동물문(節肢動物門), 곤충강(昆蟲綱)에 속하며 외부적 형태는 머리, 가슴, 배 3부분으로 명확하게 구분된다.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과정을 거치게 완전변태 종과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불완전변태 종으로 구분된다. 곤충은 지구상 생물체 중에 가장 많은 종을 가지고 있으며 전 생물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식용곤충 시장의 급성장…“2020년 2조원대 시장으로 성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식용곤충이 단백질, 비타민,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이라며 ‘미래의 식량’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2050년경엔 지금의 2배에 해당하는 식량이 소비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체식량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1년 1680억원 규모였던 곤충시장 규모가 2015년 3039억, 지난해 9000억원으로 커졌다. 2년 동안 3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 2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사료, 연구, 양봉, 애완 등을 제외한 곤충식품시장 규모는 2015년 60억원에서 2020년 1000억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고소애,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애 등 전통적으로 식용으로 쓰이던 곤충 4종을 일반식품원료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곤충을 취급하는 농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12개밖에 없었던 도내 곤충 사육농가는 지난해 약 8배 수준인 99개로 늘었다. 
 
식용곤충을 활용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를 넣어 만든 순대 제품이 출시되는가 하면, 갈색거저리 분말로 만든 과자도 만들어졌다. 한 농업회사법인은 귀뚜라미 분말을 넣은 면(麵) 개발에 나섰고, 장수애(장수풍뎅이 유충)를 이용한 액기스 제품을 개발하는 농가도 있다.
 
이처럼 영양가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보기에 징그럽다는 이유로 개도국 사람들의 간식쯤으로 여겨지던 곤충이 이제는 단백질 보충제, 필수 아미노산, 곤충통조림 등의 상품으로 개발돼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식품 원료로 인정받기까지
 
농촌진흥청은 곤충의 식용화를 위해 갈색거저리 애벌레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 대한 제조공정을 확립하고 영양성분 분석, 독성 시험 등을 통해 과학적 안전성을 입증함으로써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4년 7월과 9월에 각각 새로운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았다. 메뚜기와 누에번데기 외에 과학적 안전성 입증을 거쳐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된 곤충은 두 애벌레가 처음이다. 이어 2015년 6월과 9월엔 장수풍뎅이 애벌레와 귀뚜라미도 한시적 식품원료로 추가로 인정받았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곤충을 식품원료로 인정받기 위해 ‘식용곤충 분말 제조조건’을 확립했다. 그 과정은 절식→ 세척→멸균→세척→동결건조의 순으로 이뤄진다. 또한 식용 곤충에 대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3대 영양소와 무기질, 아미노산, 지방산 조성 등 영양성분을 분석해 대표물질로 올레산(갈색거저리-oleic acid, 16.15g/100g 함유)을 선정했다.
 
<한시적 식품 인정이란? 특정인이 국내에서 섬취경험이 없는 원료를 식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활용되고 있는 제도로써, 신청인이 국내외 인정 및 사용현황, 제조방법, 원료 특성 및 안전성 등의 자료를 제출하면, 식약처에서 안전성을 평가해서 신청인에게만 일시적으로 사용을 허락하는 제도이다.>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까지
 
농촌진흥청은 식품 외에도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 개발에도 주목하고 있다. 왕지네에서 분리한 스콜로펜드라신Ⅰ이라는 물질은 아토피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이를 이용해 개발한 화장품은 아토피에 효과가 좋아 재구매율이 70~80%에 이르고, 애기뿔소똥구리에서 분리한 항생제 후보물질인 코프리신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도 구매자가 줄을 잇고 있는 중이다. 또한 코프리신은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실험 중에 있다.
 
지난해 1월, 식용곤충으로 알려진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서 분리한 물질이 혈행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발표됐다. 꽃벵이에서 분리한 인돌 알칼로이드가 혈전 치료와 혈행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인돌 알칼로이드를 경동맥 혈전이 있는 동물에게 투여한 결과 혈전 크기를 줄이고 혈전의 생성을 50%나 억제해 앞으로 혈행개선 관련 약품개발에 유용한 쓰임새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곤충에서 분리한 물질이 다양한 의약학적 효과가 있는 것은 동의보감에서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용곤충은 95종으로 그저 그런 민간요법으로 치부되었던 약용곤충을 현재의 과학기술로 재조명하는 일도 진행 중이다.
 
▲‘가성비’ 좋은 미래식량…혐오·거부감 극복이 과제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고소애’로,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꽃벵이’로 예쁜 애칭을 붙여줬다. 이와 함께 이들 식용곤충의 소비 확대에도 발 벗고 나섰다.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과 메뉴를 개발했으며, 특히 곤충이 가지고 있는 높은 함량의 단백질과 무기질 등을 활용해 음식 섭취가 어렵거나 소화력이 약한 환자를 위한 특수의료용 식품도 개발해 지난해부터 환자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곤충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은 육류 소비에 익숙하고 애호하기 때문에 곤충식품산업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따라서 당분간은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없는 트렌드 세터들이 곤충식품시장의 주 타깃이 될 전망이다.
 
물론 소비자들에게는 곤충 자체에 대한 혐오감과 이질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 인식 개선을 위해 곤충을 동결건조해서 분말화 해 이용한다. 현재 쿠키, 에너지바, 파스타, 젤리, 셰이크, 다식 등의 식품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고단백 환자식 등 특수의료용도 식품으로 개발 진행 중이다. 
 
▲전북도 대표 곤충 사육농가 (유)삼락 탐방
 
지난 22일 전라북도 완주군 농업회사법인 삼락이 운영하는 굼벵이 농장. (유)삼락은 3년 전부터 식용개구리 사육에서 귀뚜라미, 지금은 굼벵이를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있다. 3개 건물에는 굼벵이 먹이로 쓰일 톱밥을 발효하는 공간과 굼벵이 산란실, 사육실, 동면실 등이 들어서 있다. 사육실에 들어서자 반투명 플라스틱 통에 갈색 톱밥이 가득 차 있었다. 온·습도 관리는 물론 환기 시설을 갖추고 있고 빛을 조절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사육실 온도는 25도, 습도는 65%로 유지되고 있었다.
 
플라스틱통 뚜껑을 열자 톱밥이 숨을 쉬듯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톱밥 속에서 굼벵이들이 톱밥을 먹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굼벵이들은 나무를 파먹으며 자란다. 산란통에는 굼벵이 성장에 필요한 것들을 배합해 발효시킨 참나무 톱밥이 채워져 있었다. 톱밥을 퍼내자 숨어있던 2~3cm 크기의 하얀색 굼벵이들이 꿈틀대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굼벵이가 다 자라 성충이 되면 흰점박이꽃무지가 된다. 
 
(유)삼락 한남호 대표는 곤충사육 현장을 설명해 주면서 “이 굼벵이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꽃벵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부른다”며 “소비자들에게 좀더 친근감을 주기 위해 새로운 이름을 붙여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식용 곤충 시장이 농촌의 새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사육과 가공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농가의 새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현재 곤충식품산업협의체를 구성해 생산 농가와 판매자를 맺어주는 MOU도 추진 중에 있다. 흔히 ‘벌레’라고 부르는 곤충. 하지만 농촌진흥청의 TOP5융복합 프로젝트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 곤충산업, 정말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곤충에 주목하자. 그 작은 곤충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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