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그런지 요즘은 노인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늘어나는 고령인구 비율에 맞는 사회적 서비스망은 제대로 준비되어 제공되고 있는지, 부모님이나 집안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확인하게 된다.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직원의 할아버지가 올해 100세 생신을 맞이했는데 자전거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실만큼 건강하시지만, 혼자 생활하시는 상황이라 식생활이 걱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인구의 51%는 영양상태가 양호하지만, 나머지 49%의 노인은 영양관리 주의 및 영양관리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화로 인한 소화 기능의 저하, 치아문제, 음식 섭취의 욕구 감소 등 노인들의 일반적인 식생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노인 맞춤형 식품을 실버푸드(고령친화제품)라 부른다.
우리나라 고령친화산업 진흥법 시행령에서 ‘고령친화제품 등의 하나로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의 국내시장 규모는 2011년 보다 2015년에 54.8%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식품시장에서 고령친화식품의 비중은 2015년 기준 1.5% 수준에 그치고 있어 유아식이나 건강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초고령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고령친화식품과 비슷한 개념인 ‘개호식품(介護食品, Care Food)’이 있으며, 이 중 개호가공식품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시장에서 유동식(liquid diet)이 49%, 씹기곤란자용 식품이 15%, 삼키기 곤란자용 식품이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일본의 개호식품관련 제도는 정부와 업계의 자발적인 주도로 형성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1994년 후생노동성이 특별용도식품 중 고령자용 식품의 표시허가 취급을 통지하여 씹기곤란자용 식품과 씹고 삼키기 곤란자용 식품으로 분류하여 규정하였다.
2000년대 들어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규격을 책정하여 씹는 힘, 삼키는 힘, 경도, 물성 및 성상 등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유니버셜 디자인푸드(UDF)’, 형태, 색 영양소는 일반식사와 동일하나 부드러운 정도는 강화해 판매하는 ‘아이토(Ieat)’, 부드러운 일상식, 페이스트형, 잘게 자른 형태의 4가지 타입으로 구분한 ‘하쿠사이’ 등 3가지로 책정했으나 2014년 농림수산성이 개호식품의 대상을 고령자 이외 전연령대의 저영양 예방까지 확대해 ‘스마일 케어식(Smile Care Foods)'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스마일케어식은 경도 및 형상에 따라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씹는 힘과 삼키는 힘을 구분하는 3색 분류체계를 만들었다.
적색은 삼키는 것에 문제, 황색은 씹는 것에 문제, 청색은 씹는 것과 삼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구분하여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일본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불과 10여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및 저출산 문제로 인해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며, 2060년이 되면 노인비율이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고령친화식품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고령친화우수제품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식품 조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및 연구가 저조한 상황이다.
경도, 물성 및 성상, 씹는 힘 등을 표준화한 한국산업표준을 정립하고, 실버푸드 시장진입을 위한 R&D지원을 확대하며, 수요자 중심 제품을 개발한다면 고령층의 건강증진 뿐만 아닌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해외수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령인이 소량의 제품을 쉽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점 등 유통채널을 다양화 하고, 제도 도입시 올바른 정보제공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제품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고령인구의 건강증진, 의료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미 전북생물산업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