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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의 성공을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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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의 성공을 소망하며
  • 전민일보
  • 승인 2017.05.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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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새 대통령을 맞이했다. 그 과정 속에 남은 갈등과 상처는 이제 새로운 출발의 자리에서 화해와 치유로 수렴돼야 한다.

또한 국민의 선택에 대한 깊은 존중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거기에 더해 이제 대한민국에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성공한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망을 해본다.

여기서 하나, 그렇다면 성공한 대통령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평가는 항상 완벽할 수도 객관적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역사상 최고의 황제로 얘기하는 당 태종(唐太宗)에 대한 인식도 마냥 찬사 일색이진 않다. 대표적으로 주자(朱子)는 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당 태종의 마음은 어느 한 생각도 욕망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 그가 국가를 건국하고 대대로 물려주었다 해서 이것만 가지고 천리(天理)의 올바름을 얻었다고 평가한다면 이는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가지고 옳고 그럼을 논하는 것이 된다.” 주목할 것은, 그럼에도 대부분의 중국인은 진량(陳亮)의 다음과 같은 평가에 더 공감한다는 사실이다.

“당 태종은 폭력을 금지하고 난리를 진압하여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였다. 이와 같은 공적은 결코 가릴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본령이 위대하고 드넓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얘기로 돌아와 보자. 기쁜 날, 외람되지만 마냥 축하만 하기엔 지나온 그리고 현재 상황이 너무도 황망하다. 1987년, 그해 여름의 뜨거웠던 피와 눈물이 아니라면 지나 온 30년 시간 속 한국 대통령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새 대통령에 대한 덕담과 기대에 부풀어 있어야 할 오늘이 마냥 편하지 않은 이유는 그 뿐만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새롭게 선출 되는 한국대통령은 축복과 저주를 동시에 안고 출발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봐온 비극적 결말은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일인지 모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새롭게 출발하는 대통령은 정권 인수를 위한 기초적 준비단계도 없이 광야에 나와 있다. 북핵문제는 물론 주변 4강 어느 국가와도 편하지 않은 상황은 구한말을 떠올리게 하기까지 한다.

국내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만성적인 저성장, 청년실업, 계층과 세대간 갈등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이 모든 과제는 총체적으로 그리고 개별적으로 새 대통령의 리더십과 공적을 순차적으로 또한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냉엄한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 대통령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감히 말한다면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국부(國父)로 불릴만한 소양이다.

그것은 곧 이런 질문을 낳게 된다. 대한민국에 과연 국부(國父)가 존재했던가? 국부는 존재 자체가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1776년, 그 해는 철인군주(哲人君主)라는 정조(正祖)가 조선의 22대 왕으로 즉위한 바로 그 시점이다.

미국의 역사가 시작되던 그 시간, 그 중심엔 한 인물이 있었다. 조지 와싱턴. 미국인 누구도 그를 국부로 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정파나 인종, 그리고 성별과 계층에 따른 그 어떤 논란도 없다. 미국인들은 서로의 가치와 주장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공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미국의 가치와 자부심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조지 와싱턴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창안한 대통령제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인물이 있어서 가능했다. 조지 와싱턴은 퇴임의 변을 이렇게 밝혔다.

“조국에 대한 고마움과 수 세대에 걸친 선조들과 이 땅에 뜨거운 애정을 느끼면서, 나는 은퇴 후에 누리고자 스스로 다짐했던 생활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역대 한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했던 본류의 근원은 국부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세종(世宗)이나 정조(正祖)가 아무리 위대한 군주라 해도 그들이 대한민국의 국부가 될 수는 없다.

새 대통령에게 간절히 소망한다. 한국을 둘러싼 국제적 그리고 국내적 모순의 근원인 분단 해소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그 하나만으로도 역사는 후일 그를 대한민국 국부의 반열에 올릴 것이다.

장상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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