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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생각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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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생각나는 것들
  • 전민일보
  • 승인 2017.05.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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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만큼 행사가 많은 달이 없는 듯하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발명의 날, 부부의 날, 방재의 날, 바다의 날 등 많기도 하다.

여기에 절후로 보면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성장하여 가득 찬다는 소만 그리고 음력 5월 5일로 가장 양기가 센 날이라 해서 농경사회에서는 파종하고 모를 낸 후 휴식과 함께 다음을 준비하면서 이날 하루만큼은 마음껏 놀이를 즐겼던 우리나라의 명절의 하나인 단오 등이 이 달에 속해있다.

또한 자연 풍광과 날씨가 활동하기 좋은 계절에다 하루건너 징검다리 휴일로 황금연휴까지 이어지다보니 연월차를 이용해 전국 관광지와 축제장을 찾는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여행을 실행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5월에 챙겨야 할 일도 생각할 일도 많다는 얘기다. 더구나 올해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대통령 선거까지 5월에 치러져야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챙기고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여기에 개인적으로는 가신 연세는 달랐지만 두 분 다 5월에 세상을 떠나 가셨기에 5월이 되면 생각할 일이 다른 사람보다 필자는 하나 더 있다.

살아 실제/ 띠밭고랑 일어/ 수없이 발자국 남기던/ 양지 바른 곳/ 송화가루 분칠하고/ 매미소리 벗 삼아/ 뒷방죽 품에 안고/ 하얀 벌판 산 토끼부르는 곳/ 말년에/ 치매로 입 다무시더니/ 할미꽃/ 엉겅퀴 친구삼아/ 밤새 / 도란도란/ 짙푸른 날/ 솔바람에/ 지그시 눈 감더니/ 하연 솜이불 덮고/ 편안히 잠들고 계신다./

이상은 필자의 시집 1권 ‘그리운 고향 지사리’에 실린 ‘어머니’라는 시이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시울이 먼저 적신다.

90평생 8남매 키우시랴 드실 것 한번 제대로 드시지 못하고 다른 사람 다 다닌다는 동남아 해외여행도 한번 못 가보신채 당신은 삶의 질곡에 그대로 빠져 계셨다.

오직 남편과 자식만 바라보고 일생을 바쳤던 어머니셨다. 그러던 어머니가 말년에 찾아 든 치매 때문에 속 시원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드높고 깊겠지만 막내였던 필자로선 그 누구보다도 시골 집 뒤 선산 서당봉에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사연도 애정도 더 깊다.

그러기에 엊그제 시작한 봄이 벌써 눈부시리만큼 진해진 나뭇잎으로 변한 모습을 보노라면 살아계실 때 제대로 하지 못한 때늦은 후회가 살을 에는 듯 아프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챙겨야 할 것도 많은 5월, 그래서 가정의 달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시간적 투자와 경제적 부담이 고민돼서 마의 5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생각할 어버이날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천만다행인지 모른다.

5월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빠뜨리지 않고 꼭 챙겨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다시금 부모님 사랑을 기리면서 당장 전화 한 통화, 아니면 찾아뵙고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라도 달아주는 진정한 마음을 부모님 살아생전에 행동으로 선물하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부모님은 큰 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하나 자식 얼굴 한번 더 보는 소박한 소원을 가지고 사시는 분이기에 그렇다.

김철모 전북도 안전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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