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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시진핑이 나눈 만담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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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시진핑이 나눈 만담에 대한 단상
  • 전민일보
  • 승인 2017.04.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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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 한반도 문제를 가지고 나눈 대화 일부가 공개됐다. 그들이 나눈 만담(漫談) 중 그냥 넘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핵심은 트럼프가 밝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더라)”는 시진핑의 멘션이다. 이 대화에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수 천 년의 모순과 억압이 압축돼 있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中國)이 아닌 지나(支那)라는 표현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도 맞물려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아닌 중국 소유물이다.”시진핑의 발언이 중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그들이 지나인으로 불린다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

나는 대학시절 미제국주의에 대한 깊은 분노를 가졌다. 그 정도는 미국(美國)이나 미국(米國)이 아닌 미국(尾國)으로 부를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생각을 전환해보자. 만일 지금 미국의 자리에 중국이 자리한다면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중국이 과연 미국 정도의 리더쉽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현 세계의 패권국은 물리력이나 재화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도덕적 기반과 극강의 힘을 절제할 수 있는 인내 그리고 소통과 공생의 철학 없이 오를 수도 유지할 수도 없는 자리다. 과연 중국에게 그런 모습이 있는가.

그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하나의 중국. 대만을 비롯해 신장 위구르와 티벳까지 예외가 없다.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왜곡의 논리적 근거도 거기서 부터다. 또한 하나의 중국에 근거해 대만과 국교를 맺은 나라와는 단교하는 외교적 압박을 가한다.

거기에 더해 그들은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의 명시적 근거도 제시한다. 그 중 하나가 대만의 핵무장이다.

그런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가지는 논리는 참으로 편리하다.

먼저 그들은 두 개의 한국 정책을 명확히 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따위엔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북한은 자신들의 방패막이가 돼 줄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자신들이 그토록 용납할 수 없다는 핵무장에 대해 한국에겐 막연하고 무책임한 자제를 촉구한다. 대만이 핵무장을 선언하면 바로 무력 침공하겠다는 그들이 한국에 대해선 참으로 편리한 논리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일방적 피해자가 아니라는 그들의 논리와 자신들이 내세운 방법만이 올바른 해결책이었다는 강변 앞에선 역사적 현장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그들은 그래왔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 뿐이다.

중국에서 방영된 한 TV프로그램에서 6·25에 참전한 중공군(당시 기준) 노병이 서울을 방문해 아무렇지도 않게 ‘그 때는 여권도 필요 없이 서울에 왔다’며 무용담을 자랑했다. 그렇다.

중공은 한반도의 통일을 불법적 무력개입으로 좌절시킨 장본인이다.

그런 그들에게 사과 한 마디 받지 않은 것은 현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 본류다.

또한 여타 국가와 달리 같은 분단상황에서 우리만 ‘하나의 중국’을 수용한 것 역시 생각해볼 문제다. 중국이 그들의 논리를 내세우듯 우리에겐 우리의 논리가 있다.

중국인이 한국 상품을 불매하고 한국여행을 취소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다.

다만 거기에도 최소한의 금도가 있다. 중국인은 과연 금도를 지켰는가. 나 역시 샤오미를 구입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장가계나 만리장성에 가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 해서 그들이 보이는 비문명적이고 치졸한 행태를 따라할 생각은 없다. 중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가 가져온 긍정적인 것도 있다.

불법체류 중이던 수 천 명의 중국인이 자발적으로 제주도를 떠난 것은 역설적이지만 이번 사태가 가져온 희소식이다.

중국은 이웃이지만 결코 좋은 친구는 아니다. 불행한 것은 불편한 이웃이라 해서 이사 갈 수는 없다. 한국은 수 천 년을 그래왔듯 그들과 불편한 이웃으로 지내야 한다.

다만 그런 가운데도 세상은 변했다. 한국은 중국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장상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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