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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나눔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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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나눔의 축복
  • 전민일보
  • 승인 2017.04.25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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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이 세상살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봄바람만 같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필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잊지 못한다. 생각하면 코끝이 찡할 정도로 눈물이 앞선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어찌 보면 봄나들이는 오히려 외로움과 상처를 돋우는 시간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통감해야하는 날인지 모른다. 오늘 우리는 더불어 사는 이웃과 친구로서 이 아픔을 단 한번이라도 헤아려보면 좋겠다.

이 아픔은 가난에서 오는 것이 아닌 사회 속 소외로부터 비롯된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면, 이웃과 함께할 수 없는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다.

소외와 장벽 뒤에 몰려오는 후폭풍은 소외의식과 대인기피 현상일 것이며 결국 강하고 높게 쳐진 울타리 속에 갇히고 말 것이다. 이것이 우리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편견의 결과가 아니고 무엇인가?

때로는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삶은 눈물겹다.

나의 불편함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오히려 불만과 불평은 없다. 그러나 잘못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은 넘지 못할 또 다른 벽을 만들고 큰 아픔을 준다. 이것은 결국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강한 독소임에 틀림없다.

이제 우리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편견은 오만을 낳고 오만은 상처를 남긴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자나 주는 자나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동행자로서 동등한 권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스스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있으니 주는 것이고 받아야 하니까 받는 것이라고 말이다. 결코 아니다.

사랑과 나눔은 인생의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주 일요일 오후 두 아들과 함께 한 요양원을 방문하였다. 병문안을 하고 뒤돌아서는데 헤어지지 않으려고 필자의 손을 놓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인하여 기억상실을 앓고 있었으나 서로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을 아는 듯 도저히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필자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끝내 손을 놓고 벽에 기대어 서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따라간 두 아들도 아버지가 소리 내어 울고 있으니 어찌 가만히 있었겠는가?

울다보니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가 그토록 보고 싶어졌다.

큰아들인 필자를 누구보다 사랑하셨던 칠순의 어머니.

일생을 산과 들에서 보내며 육신이 닳아질 대로 닳아져 허리디스크 수술을 두 번이나 받으셨는데 이제 겨우 집안에서만 거동하시기에 항상 마음이 걸렸던 차였다.

필자는 병원을 나와 그 길로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집으로 달려가 어머니품에 안겨 다시금 눈물을 쏟아야 했다.

인간은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기에 ‘나는 나, 너는 너’가 아니라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이웃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내가 바로 이웃이고 친구가 되어야 한다. 복지사회의 성공모델은 사회복지시설 투자나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눔과 함께’라는 성숙하고 따뜻한 시민의식이다.

주말은 가족과 이웃과 사회공동체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족적을 남기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언젠가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서 있고 앉아있다는 똑같은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 그 어딘가를 향한 당신의 발걸음이 참으로 아름답다. 아직 그대 가슴에 사랑이 남아 있기에...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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