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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색깔론 조장 국민이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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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색깔론 조장 국민이 심판해야
  • 전민일보
  • 승인 2017.04.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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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은 보수 대 진보 구도가 무너지고 야야(野野)의 대결로 치러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심장부인 영남과 호남에선 지역 대결구도가 사라진 채 문재인ㆍ안철수 두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文-安을 놓고 선택을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호남이 그렇다. 호남은 과거대선과 총선에서 특정 후보와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었다. 지금까진 몰표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선거 막판 어느 한쪽으로 표가 몰릴 경우 대선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망국적 지역감정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더불어민주당의 대구 유세에서 조응천 의원은 “국민의당 지역구 26석 중 23석이 전라도다. 저기(국민의당)가 전라도당이지 왜 우리가 전라도당이냐.”고 외쳤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전주 유세에서 “문재인은 우리 전북 인사를 차별했다. 문재인은 대북송금 특검을 해서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도 “박지원 당과 연대하는 순간 보수지역인 대구ㆍ경북이 다 죽는다.”며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 선대위원장인도 19일 문재인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시민통합캠프’발족 기자회견에서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대통령 만들자.”고 역설했다. 명백한 지역감정자극 발언이다. 후보의 이념이나 정책으로 지지를 호소하지 않고 해당지역 출신인 점을 부각시키며 지역주민의 감정에 호소한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같은 날 대구 유세에서 “TK(대구ㆍ경북)는 우리 보수우파의 상징이다. 선거에서 지면 낙동강에 빠져 죽겠다.”며 지역민심을 노골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홍 후보는 18일 울산 유세에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북 정책에 한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 대통령은 사실상 친북 좌파인 박지원 대표가 된다.”고도 밝혔다. 선거 때면 보수 정당이 안보 불안심리를 부추기려고 색깔론을 들먹이고 있다.

마침 19일 밤 10시 KBS 본관에서 대선 사상 처음으로 후보들이 자료 없이 선 채로 직접 문답을 주고 받는 ‘스탠딩 TV 토론’이 열렸다. 필자는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지켜봤다. 이날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느냐.”, “북한이 주적이냐, 아니냐.” 등의 무차별적인 사상검증을 시도했다. 추궁을 받은 문재인 후보가 ‘색깔론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안타깝다.’고 비난하자 홍준표 후보는 “색깔론이 아니라 본질론”이라고 받아쳤다.

5ㆍ9 대선의 역사적 의미는 자명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새삼 대통령 자질의 중요성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헌법과 법치주의를 훼손한 이번 사태는 큰 충격과 분노, 자괴감 등을 안겼다. 따라서 국정농단으로 흐트러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초유의 안보 및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뀐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해묵은 지역감정과 색깔론이 등장한다. 겉으로는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면서도 지역감정을 부채질하기에 바빴다. 지역감정의 출발은 영호남의 차별정책에서 기인한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영남 정권이 호남을 투자축에서 배제하고 특정지역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남과 호남은 경제나 빈부 등에 있어서 너무 현격한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호남 소외론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9년은 호남 홀대의 연속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호남 인재 씨를 말리다시피 했다. 4대 권력기관 요직은 물론, 장차관에 호남출신 기용을 원천 배제했다. 이러니 호남사람이 어디 뿔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 망국병으로 불리는 지역감정의 선거이용은 사라져야 한다. 지역감정 발언은 국가 발전의 장애가 되고 국민통합의 걸림돌이 된다.

영남과 호남, 진보와 보수로 편을 가르고, 색깔론을 조장하여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겠다는 전략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런 후보는 국민이 당당히 심판해야 한다.

신영규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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