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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 그 아픔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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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 그 아픔에 부쳐…
  • 전민일보
  • 승인 2017.04.0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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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19분, 떠올리기만 해도 명치끝이 저리는 그 시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한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 호는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급 변침을 하며 침몰하고 만다.

마지막까지 배안에 남아 있어야할 선원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엽기적인 방송만을 반복 한 뒤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을 했고 배가 침몰한 뒤, 구조된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이후 304명의 목숨이 송두리째 수장돼버리고 9명이 실종된 그 끔찍한 사건의 민낯을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 호 7시간, 그리고 사고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석연치 않은 태도는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한시도 놓여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차디찬 바닷 속에서 3년여의 시간을 견디다 누렇게 녹이 슬고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세월호가 꿈처럼 올라왔다.

이제는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눈물이 마를 수 있을까?

세월 호의 ‘세’자만 들어도 따끔따끔 저려오는 우리들 마음속에서도 세월 호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야속하게도 아직은 아니다. 세월 호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미스테리여야 하나보다.

승무원과 승객, 화물만 실렸다는 세월 호 인양 과정에서 돼지 뼈로 추측되는 동물 뼈가 계속 발견돼 그 정체를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세월 호 참사 3년이 지나는 동안 동물 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어디에서도 언급이 없었기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혹여라도 가족이 돌아왔을까 한 걸음에 달려갔다 뼛조각이란 말에 혼절을 하고 마는 미 수습 자 가족들의 참담함이 차마 눈뜨고는 볼 수가 없다.

동물은 실을 수 없다는 세월 호에 정말 ‘돼지’라도 실려 있었던 걸까? 국과수의 DNA검사를 기다리는 시간이 하루가 한 달 같다.

이번에는 체급을 더 올린 논란이 있다.

정부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틀린 세월호 무게로 육상거치를 준비했던 것이 드러나고 만 것이다. 예상보다 1130톤이나 더 무거운 것으로 추정돼 원래의 육상 거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따라서 세월 호 인양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최종 관문인 ‘무게’가 오락가락하면서 인양당국에 대한 불신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선체에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까지 밀어붙여 소조기가 끝나는 날까지 선체 육지 이송작업을 마치겠다는 정부의 ‘호언장담’이 보기 좋게 공염불로 그치고 만 것이다.

결국 무리한 육상거치추진은 선체훼손만 가져오고만 게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에 미수습자 가족들이 꺼내든 건, 아니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건 ‘무기한 농성 카드’가족들의 의견을 너무도 쉽게 건너뛰는 해양수산부와 선체조사위원회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며 마음을 다칠 대로 다친 일부 미수습자 가족들은 자신들이 선체에 들어가 직접 찾겠다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가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으로부터 작업 상황에 대한 해명을 듣기로 하고 연좌농성을 푼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잠시, 한 가지가 우려된다.

비교적 빨리 달아올랐다 빨리 식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 말이다.

분명 한때는 세월 호 추모 리본만 봐도 ‘언제까지 세월호에 매달릴 거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가 됐었으니 말이다.

기다려 줘야한다. “엄마, 잘 다녀오겠노라고,”들뜬 마음으로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생때같은 아이들이 손톱이 다 빠지도록 유리창만 긁다가 차디찬 바닷 속에 갇혀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려 줘야한다.

미 수습 자 가족들의 앙상한 가슴을 보듬고 다독이며 그 슬픈 눈물이 마를 때까지 따뜻하게, 그리고 진득하게,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을 기다려 줘야 한다.

얘들아, 이제 엄마한테 와야지, 어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 하지 않는다.

홍현숙 전주시 다울마당 운영위원,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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