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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은 제로섬 게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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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은 제로섬 게임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17.04.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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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세계인구현황에 따르면 세계 평균출산율은 2.5명, 한국은 1.3명으로 전 세계 국가 중 뒤에서 4위이다.

또한, 2015년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는 73%, 하지만 2060년이면 49.7%로 급락한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저출산 문제이다. 이외에도 우리 앞에 놓인 저성장, 청년실업과 같은 묵직한 현안들이 쌓여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바로 인구정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처한 인구절벽의 현실을 가정해 보자. 두꺼워진 노인층을 부양할 젊은이가 없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구매할 수 있는 고객이 없다면 정부와 기업의 성장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밝은 미래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 청년들은 삼포세대에서 칠포세대로, 종국에는 N포세대라 불리며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의 포기 1순위는 안타깝게도 결혼과 출산이다.

가령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낮은 급여와 타이트한 근무시간만 강요되는 근로 환경이라면 가장 먼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실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가정을 돌볼 틈도 없이 야근을 반복하는 직원을 바라보며 경영자는 흐뭇해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예전 기업의 경영원칙은 제로섬(Zero-sum, 어떤 시스템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원칙에 가까웠다.

직원이 가정보다 직장을 우선시 해 일에 몰두하면 그만큼 회사의 성장률이 상승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직장 우선문화가 저출산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오늘의 우리 사회에는 양손에 일과 가정을 나란히 쥐고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심축을 잡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나긴 저성장을 거치며 갈등과 혼란을 겪은 스웨덴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저성장의 늪을 탈출할 수 있었다.

그 탈출을 도운 방책의 일환으로 남성 육아휴직 정책을 강화했다. 스웨덴 부모는 자녀가 8살 될 때까지 육아휴직 기간 중 일부를 반드시 남성, 바로 아빠가 사용해야 한다.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여성들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피할 수 있고, 남성은 자녀와의 친밀감을 키워 건강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처럼 건강한 가정을 통해 미래세대에게 투자한 결과 그들은 저성장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사람’이 국가 성장의 동력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과거 우리 사회는 야근문화가 직장 내 뿌리깊게 내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 잡힌 삶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무청도 이에 동참하고자 시차출퇴근제, 근무시간선택제와 같은 유연근무제도뿐만 아니라 연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간부 직원부터 솔선해 이러한 제도를 이용함으로써 직원들 또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전북지방병무청의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직원 수는 2015년 대비하여 116%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1인당 연가사용률도 50%에 육박하였다.

특히, 유연근무제를 신청하는 주된 사유가 임신과 육아인 점을 보았을 때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이 같은 친가정적 제도의 도입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정시에 퇴근하여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일과 가정의 균형 잡힌 삶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러한 작은 노력이 모여 병무청은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2016년 가족친화인증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결실을 보았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인구절벽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또한, 병무청에서는 다가올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해 장차 조직을 이끌어나갈 ‘으뜸 인재’ 육성에 힘쓸 것이다.

사람이 곧 미래이다. 끝으로 우리 모두 일과 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로섬(Zero-sum) 게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넌제로섬(Nonzero-sum)으로 전환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학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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