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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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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두루미
  • 전민일보
  • 승인 2017.03.2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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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여우와 두루미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우는 두루미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여우는 넓고 납작한 접시를 내놓으면서 "콩국인데 맛있게 먹어."라고 말했다. 여우는 맛있게 핥아 먹었지만 두루미는 긴 부리 때문에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이를 본 여우는 “콩국이 너한테는 맛이 없는 모양이구나.”라며 두루미 몫까지 깨끗하게 먹어 버렸다. 그러자 두루미는 “오늘 초대해줘서 고마워, 내일은 내가 맛있는 것을 대접해 주께. 우리집에 놀러와.”라고 여우를 초대했다.

다음날 두루미 집에 놀러간 여우 앞에는 목이 긴 호리병이 놓여 있었다. 두루미는 “맛있는 생선이야. 많이 먹어”. 라며 웃으며 말했다. 여우는 입구가 좁고 목이 긴 호리병 속에 입을 넣을 수가 없어서 결국은 굶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로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이다.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여우와 두루미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자기중심으로 상대방을 판단한 것이다.

상대방을 사랑할 줄만 알았지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상대방도 좋아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생각만 한 것이다.

존중과 배려는 사랑이 기본이어야한다. 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존중’은 상대를 높이어 귀중하게 대한다는 뜻이며 ‘배려’는 상대를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나온다.

즉 상대를 귀중하게 대하면서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은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관계에서 이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최고 정점은 아마도 연애기간일 듯하다.

연애를 하는 동안에는 상대방의 마음에 드는 행동만 한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이 좋아하는 행동만 골라서 하니 그 사람의 됨됨이를 제대로 살필 겨를이 없다.

그래서 살아보고 결혼을 결정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함께 살다보면 그 사람의 성품, 성격, 생활모습, 인간성, 성실함, 사람을 대하는 자세등등을 알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됨됨이를 아는 방법은 의외로 생활 속에서 아주 간단하게 알 수 있다.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존중하고 배려하는지 아니면 마치 머슴 부리듯이 함부로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품성을 알 수 있다.

또한 길거리에서도 알 수 있다.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줌마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된다.

자기에게 필요 없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자기에게 필요 없더라도 “수고하십니다”라고 따뜻한 말을 건네고 전단지를 받아서 나중에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사랑이 없으면 존중과 배려가 나올 수 없다.

지금 당장은 필요에 의해서 간도 빼주고 쓸개도 빼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언젠가는 그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바로 등 돌리고 비수를 꽂을 수 있다.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결혼을 했는데 시댁과 친정에 함부로 하고 무시하고 자기혼자만 챙기는 편협된 사랑을 하면 얼마나 환장할 노릇이겠는가. 그래서 사람은 사랑이 가득해야 한다. 그래야 존중과 배려 속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이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반드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기가 어렵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과 배려’의 시작이다.

이‘존중과 배려’는 나와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처님은 <잡아함경>에서 “중생은 사랑하는 생각을 따라 사랑이라는 마음속에 갇혀 버리니, 사랑을 바르게 알지 못함으로 갖가지 괴로움을 준비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바르게 사랑하고 살아가면 갖가지 괴로움을 줄일 수 있다라는 말씀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속에서 풍요로운 봄을 맞이하자.

허남근 전북불교발전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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